칼럼/형사
상대가 미성년자였다면 마약 사건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5.26마약류관리법은 약물을 가목부터 라목, 대마로 나눠 법정형을 촘촘하게 달리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순간 이 구분이 거의 의미를 잃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받은 사람이 누구였는지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이 생기고, 그 하한이 상당히 높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종류를 묻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수수·조제·투약·제공하거나, 향정신성의약품이나 임시마약류를 매매·수수·조제·투약·제공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제7호). 성인 사이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조문에 해당했을 졸피뎀 같은 라목 약물도,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이 조문으로 올라갑니다.
이 조문에는 '판매'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가 없이 건넨 수수나 제공, 직접 놓아 준 투약도 포함됩니다. 함께 어울리다 남은 약을 나눠 준 일처럼 본인은 가볍게 여긴 행동이 이 조문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수범도 처벌되고(제58조 제3항), 영리 목적이나 상습이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까지 올라갑니다(같은 조 제2항). 성인 사이의 거래로 생각했던 사건에서 상대 중 한 명이 미성년자로 확인되면 사건 전체의 평가가 바뀌는 이유입니다.
대마와 투약 권유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대마는 별도 조문이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대마를 수수·제공하거나 대마를 흡연·섭취하게 하면 2년 이상 유기징역이고, 상습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입니다(제58조의2). 성인 사이의 대마 수수가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투약이나 흡연을 권하기만 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마약류의 투약·흡연·섭취를 유인하거나 권유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인데(제3조 제13호, 제63조 제1항 제17호), 상대가 미성년자면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제63조 제2항). 2025. 4. 1. 개정으로 들어온 조항입니다.
나이를 알았는지가 쟁점이 되는 이유
이 조문들은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정이 범죄의 구성요건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나이를 알았는지, 적어도 미성년자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가 고의의 문제로 다퉈집니다. 클럽이나 온라인에서 만난 사이라면 상대가 성인이라고 말했는지, 외모나 대화에서 나이를 짐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나이를 몰랐다는 점이 인정되더라도 성인에게 한 것과 같은 조문으로 처벌될 수 있으니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한 5년 조문과 일반 조문 사이의 거리가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투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상대를 처음 알게 된 경위와 장소
- 상대가 나이에 대해 한 말이 남은 대화
- 함께 있던 사람들이 상대의 나이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양형기준도 미성년자에 대한 매매·수수를 별도 유형으로 두고 일반 매매보다 높은 권고 형량을 정해 두었습니다. 함께 있던 사람 가운데 미성년자가 있었다면 그 사실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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