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치료는 처분 전에, 가능하면 오늘 시작하세요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8.10

치료는 결과 나오고 나서 받으려고요. 상담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치료를 처분의 결과로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마약 사건에서 치료는 처분을 정하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자료는 언제 시작했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양형기준이 보는 치료

법원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마약중독자의 자발적·적극적 치료의사를 감경 요소로 둡니다. 다만 이 요소는 적발되기 전부터 치료 의지가 확실했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인정됩니다. 적발된 뒤에 시작한 치료는 이 항목에는 맞지 않고, 일반적인 정상참작 자료로 쓰입니다.

치료를 받으면 투약을 인정하는 셈이 되지 않느냐는 걱정도 자주 듣습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치료 기록을 언제 어떻게 낼지는 따로 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투약 사실을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치료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늦게 시작한 치료가 소용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처분을 정하는 검사와 형을 정하는 판사는 재범 위험이 실제로 줄었는지를 보고, 그 판단에 치료 기록만큼 직접적인 자료는 드뭅니다. 차이는 기간에서 납니다. 송치 직전에 받은 진단서 한 장과 석 달 동안 이어진 진료 기록은 같은 무게로 읽히지 않습니다.

시작할 수 있는 곳

  •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진료와 중독 상담
  • 증상이 심하거나 외래로 버티기 어려우면 입원 치료
  • 보건복지부나 시·도가 지정한 치료보호기관(판별검사·치료보호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부담)
  • 단약 자조모임 참여

치료보호기관의 판별검사는 1개월 이내, 치료보호는 12개월 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40조 제7항).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부모도 신청할 수 있어, 가족이 먼저 알아봐도 됩니다.

기록은 날짜가 찍히게

치료를 받았다는 말보다 날짜가 찍힌 기록이 필요합니다. 진료 확인서, 상담 회차 기록, 자조모임 참석 확인, 스스로 받은 소변검사 결과를 모아 두세요. 한꺼번에 떼는 것보다 받을 때마다 챙겨 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쉽습니다.

진료를 받을 때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의사에게 알려도 됩니다. 치료 경과를 객관적으로 적은 소견서를 받을 수 있고, 자조모임은 참석 확인이 어렵다면 날짜와 장소를 적은 본인의 참석 일지라도 남겨 두세요.

검사가 치료나 교육을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검토할 때도,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다툴 때도 이 기록이 중심이 됩니다. 처분 전에 쌓은 기록은 의견서에 그대로 담겨 처분을 정하는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무엇보다 치료는 처분을 위한 수단이기 전에 다시 손대지 않기 위한 방법입니다. 수사 중의 재투약은 사건을 가장 크게 바꾸는 사정이기도 해서, 오늘 시작한 치료가 내일의 실수를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질문부터 상담에서 함께 정리하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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