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마약 사건의 기소유예, '무혐의'와 무엇이 다른가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

초범이고 한두 번 투약한 사건이라면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기소유예입니다. 그런데 기소유예를 '무혐의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둘은 전제가 정반대이고, 그 차이를 알아야 어떤 처분을 목표로 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범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7조). 혐의없음은 범죄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판단이고, 기소유예는 범죄는 있었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다툴 부분이 있는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기소유예를 목표로 삼을지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투약 횟수나 시기, 판매 목적 여부처럼 다퉈야 할 쟁점이 남아 있는데 선처만 구하다 보면, 인정하지 않아도 될 사실까지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공소청(검찰청) 출범 뒤에도 조건부 기소유예는 이어집니다

2026. 10. 2.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했지만, 기소 여부를 정하는 것은 여전히 검사의 몫입니다. 공소청예규인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관한 지침」 제4조는 마약 사건의 조건으로 치료보호, 교육 이수, 보호관찰소 선도,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참여를 정해 두고 있습니다.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은 단순 투약 사범에게 중독 수준 평가와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거치게 하는 제도로, 2024. 4. 15.부터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조건부 기소유예는 피의자가 조건 이행에 자발적으로 동의해야 붙일 수 있고, 정해진 기간 동안 교육 이수나 상담, 약물 검사 같은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기소유예는 확정판결이 아닙니다. 조건을 지키지 않거나 그 사이 다시 투약하면 사건이 다시 기소될 수 있으므로, 처분을 받기 전에 조건의 내용과 기간이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일정인지 따져 봐야 합니다.

같은 기소유예라도 조건이 붙느냐에 따라 일상에 주는 부담이 다릅니다. 직장이나 학업 일정과 겹치는 교육 시간, 정기 검사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면 조건을 받아들일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기록은 어떻게 남는가

기소유예는 형을 선고받은 것이 아니어서 범죄경력자료에는 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를 받았다는 수사경력자료는 남고, 법정형에 따라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삭제됩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 법정형의 장기가 10년 이상인 죄: 처분일부터 10년(필로폰 투약처럼 10년 이하 징역인 죄 포함)
  • 장기 2년 이상인 죄: 5년(대마 흡연처럼 5년 이하 징역인 죄)
  • 처분 당시 소년이었다면 기소유예 기록은 3년

마약류관리법에는 기소유예를 따로 정한 조문이 없어서, 결국 처분 전에 무엇을 보여 주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투약 횟수와 기간, 유통과의 관련성, 전과, 그리고 실제로 받고 있는 치료의 기록이 함께 검토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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