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조건부 기소유예 통지서를 받았다면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24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통지서에 이 글자를 보고 안도하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재판을 받지 않고 사건이 마무리된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조건부라는 말이 붙어 있다면 사건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닙니다. 조건을 다 지켜야 기소유예로 확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기소유예는 범죄 사실은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는다는 처분이라, 혐의가 없다는 판단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통지서에서 먼저 볼 것

  • 붙은 조건이 무엇인지(교육 이수, 치료, 보호관찰소 선도 등)
  • 어느 기관에서, 몇 시간 또는 몇 회 받아야 하는지
  • 언제까지 마쳐야 하는지
  • 기관에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연락을 기다려야 하는지

교육 이수 조건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재활교육 과정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고, 치료 조건은 지정된 기관에서 진료를 받습니다. 통지를 받은 그 주에 기관에 연락해 일정을 먼저 잡아 두세요. 기한이 넉넉해 보여도 교육 일정이 정해져 있어 미루다 보면 맞는 날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교육이나 치료를 중간에 그만두거나, 그 기간에 다시 투약하면 처분이 취소되고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조건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재범 위험을 보여 주는 사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정이 겹치거나 몸이 아파 빠져야 하는 날이 생기면 미리 기관에 연락해 조정하고, 연락한 기록을 남겨 두세요. 무단으로 빠지는 것과 사정을 알리고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기록은 얼마나 남나

기소유예는 형을 선고받은 것이 아니어서 전과는 아닙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에는 일정 기간 남습니다. 법정형의 장기가 10년 이상인 죄는 10년, 2년 이상인 죄는 5년이 지나면 삭제됩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2항). 필로폰 투약은 10년, 대마 흡연이나 졸피뎀 같은 향정 라목은 5년이 기준입니다.

이 자료는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수사나 재판, 법령이 정한 결격사유 확인 같은 경우에만 조회가 허용됩니다(같은 법 제6조). 일반 회사가 마음대로 열람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일로 다시 적발되면 이 기록이 그대로 드러나고, 두 번째 기소유예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조건을 다 마쳤다면 이수증과 수료 확인서를 잘 보관해 두세요. 치료나 자조모임을 조건 이후에도 이어 가는 것은 강제는 아니지만, 다시 같은 자리에 서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임용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의 형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 기소유예만으로 결격이 되지는 않습니다(국가공무원법 제33조). 다만 직렬이나 기관에 따라 따로 보는 기준이 있을 수 있으니 지원 전에 확인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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