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성인이 된 자녀의 마약 사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25서른이 넘은 자녀의 일로 상담실을 찾는 부모님이 적지 않습니다. 아이라고 부르지만 법적으로는 독립한 성인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미성년 자녀 사건과는 꽤 다릅니다. 이 구분을 알고 시작해야 부모도 지치지 않습니다.
부모가 직접 할 수 있는 일
피의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는 본인과 별개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0조 제2항). 체포돼 본인이 연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모가 먼저 변호인을 찾는 것은 법이 정한 권리입니다. 구속적부심이나 보석도 부모가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214조의2 제1항, 제94조).
치료 쪽에도 부모의 자리가 있습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규정은 본인 외에 배우자와 직계존속, 법정대리인이 판별검사나 치료보호를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제9조 제4항).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합니다(마약류관리법 제40조 제11항).
그 밖에도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실질심사에 낼 서류를 모으고, 탄원서를 쓰고, 함께 지낼 계획을 세우고, 병원에 동행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들이 처분과 양형에서 자료가 됩니다.
자녀의 몫으로 남는 일
반면 사건의 방향은 결국 자녀가 정합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 판매자에 대해 말할지는 본인의 결정입니다. 변호인은 의뢰인 본인에 대한 비밀유지의무가 있어서, 부모가 선임했더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내용까지 부모에게 전할 수는 없습니다.
수사기록도 그렇습니다. 가족이 본인의 진술 부분을 열람·복사하려면 본인의 위임장과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합니다(수사준칙 제69조 제5항). 자녀의 동의 없이 부모가 사건 내용을 다 알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하면 안 되는 일
- 약값이나 빚을 갚을 돈을 대 주는 일. 마약 관련 행위에 쓰일 줄 알면서 자금을 제공하는 것도 처벌 대상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1호)
- 자녀 대신 판매자나 친구에게 연락해 따지는 일
- 자녀의 휴대전화나 방을 정리하는 일
- 수사관에게 따로 전화해 사정을 설명하는 일
마지막 항목은 선의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수사관에게 한 말은 기록에 남고, 본인 진술과 어긋나면 그 차이를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부모가 전하고 싶은 사정은 탄원서와 변호인 의견서로 정리해 내는 편이 낫습니다.
성인 자녀의 사건에서 부모가 할 가장 큰 일은 결국 곁에 있는 것입니다. 사건을 대신 맡을 수는 없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생활을 다시 세우는 과정은 부모가 가장 가까이에서 도울 수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의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사건에 억지로 들어가기보다, 치료와 변호인 상담만큼은 받도록 설득하는 데 힘을 쓰는 편이 결과적으로 자녀를 돕는 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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