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가족 탄원서, '한 번만 선처해 주세요'로는 부족합니다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26

탄원서를 처음 쓰는 가족은 대개 비슷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착한 아이였습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은 그대로 전해지지만, 이 문장들만으로는 판사가 결정을 바꿀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탄원서를 읽는 사람이 궁금한 것은 다른 데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궁금한 것

영장실질심사의 판사는 이 사람을 풀어 줘도 조사에 나오고 다시 약에 손대지 않을지를 봅니다. 처분을 정하는 검사와 형을 정하는 판사도 재범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봅니다. 탄원서는 그 질문에 가족이 답하는 문서입니다.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를 검토할 때도 가족이 실제로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지가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마약 사건의 탄원서는 사실상 가족의 감독 계획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좋은 탄원서에는 구체적인 사실이 들어갑니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함께 지낼지, 병원에는 누가 동행할지, 귀가 시간과 휴대전화 사용은 어떻게 할지 같은 것들입니다. 감정은 한두 문장이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계획으로 채웁니다. 예를 들어 매주 화요일 저녁 외래 진료에 어머니가 동행하고, 평일 귀가는 오후 10시로 정했으며, 예전에 어울리던 사람들의 연락은 차단해 두었다는 식입니다.

이렇게 써 보세요

  • 쓰는 사람이 누구이고 본인과 어떤 관계인지, 지금 함께 사는지
  • 이번 일을 알게 된 경위와 가족이 그 뒤 한 일(병원 예약, 상담 신청 등)
  • 앞으로의 감독 계획을 날짜와 사람 단위로
  • 본인이 맡고 있는 가족 내 역할(부양, 돌봄 등)과 구속되면 생기는 문제

탄원서에 신분증 사본을 붙이고 직접 서명하면 됩니다. 손글씨와 컴퓨터 글씨 가운데 무엇이 낫냐는 질문도 자주 받는데, 형식보다는 내용이 실제와 맞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피해야 할 문장

가족이 쓰는 탄원서에서 의외로 자주 나오는 실수가 있습니다.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랬다며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아이는 한 번밖에 안 했다고 사건 내용을 단정하는 문장입니다. 수사기록과 다른 내용을 적으면 탄원서 전체가 믿음을 잃고, 본인 진술과 어긋나면 오히려 불리하게 쓰입니다.

사건 내용은 변호인이 의견서에서 다루고, 가족은 가족만 말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함께 사는 사람만 아는 생활의 변화, 치료를 시작한 뒤 달라진 모습, 앞으로 지켜볼 방법 같은 것들입니다. 여러 사람이 쓴다면 같은 문장을 돌려 쓰지 말고 각자 아는 것을 쓰게 하세요.

탄원서는 한 번 내고 끝나는 문서도 아닙니다. 실질심사, 처분 전, 선고 전 단계마다 그동안 지킨 계획을 더해 새로 쓰면, 계획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선고 직전에 급하게 여러 장을 모으는 것보다, 몇 달에 걸쳐 내용이 쌓인 탄원서 두세 장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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