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던지기 운반책, '몰랐다'는 말이 통하려면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8.02

하루 몇 시간에 수십만 원을 준다는 광고, 지정된 장소에 물건을 두고 사진을 찍어 보내는 일. 이른바 던지기 운반 사건은 대부분 이렇게 시작합니다. 조사를 받는 분들은 거의 예외 없이 내용물이 마약인 줄 몰랐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그 말이 법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느냐입니다.

고의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도 들어갑니다

마약류 범죄는 고의가 있어야 처벌됩니다. 다만 고의는 확실히 알았던 경우만이 아니라, 마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일을 계속한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이를 미필적 고의라고 하고, 운반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주로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알았는지, 하다가 알게 됐는지, 끝까지 몰랐는지를 나눠야 합니다. 중간에 알게 됐다면 그 뒤의 운반만 고의가 인정될 수 있으니, 언제 무엇을 보고 의심이 들었는지가 범위를 정합니다.

이 시점은 대개 대화 기록에서 드러납니다. 지시하는 사람이 갑자기 경찰을 조심하라고 했다거나, 포장을 열지 말라고 강조했다거나, 보수가 갑자기 올랐다면 그 무렵부터는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법원이 보는 정황들

몰랐다는 말 자체보다 그 말을 뒷받침하거나 무너뜨리는 정황이 결과를 가릅니다. 메신저와 계좌 기록이 대부분 남아 있으므로, 기억으로 답하기 전에 기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몰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록도 있습니다. 구인 광고가 일반 배송 아르바이트처럼 꾸며져 있었는지, 물건의 겉모습이 서류나 생활용품처럼 보였는지, 일을 그만두려 한 흔적이 있는지는 유리한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 일의 내용에 비해 보수가 지나치게 많았는지
  • 지시하는 사람이 신분을 숨기고 텔레그램 같은 수단만 썼는지
  • 포장 방식과 전달 방법이 일반 택배와 달랐는지
  • 의심이 들어 물어본 메시지가 있는지, 그 답이 무엇이었는지
  • 같은 일을 몇 번, 얼마 동안 했는지

역할의 크기는 따로 다툽니다

운반책에게도 판매와 같은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판매를 쉽게 해 준 데 그쳤다고 인정되면 종범으로서 정범보다 형이 감경됩니다(형법 제32조 제2항). 사안에 따라서는 역할을 나눠 맡은 공동정범으로 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지시받은 범위와 가담 기간, 받은 보수가 그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약물에 따라서는 영리 목적이 큰 쟁점이 됩니다. 마약이나 향정 가목의 매매처럼 제58조 제1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리 목적으로 하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입니다(제58조 제2항). 받은 돈이 단순한 아르바이트 대가였는지, 거래 수익을 나눈 것이었는지가 이 대목에서 다시 따져집니다.

여러 번의 운반이 한꺼번에 기소되면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형법 제38조). 그래도 건마다 언제 알았는지는 따로 다툴 수 있으므로, 운반한 날짜와 장소, 받은 지시를 건별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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