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미성년 자녀가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면, 아이에게 무엇부터 물어야 할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9.18학교에서 전화가 오거나, 경찰에서 아이를 조사하겠다는 연락이 옵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개 아이를 붙잡고 묻는 것입니다. 왜 그랬는지, 누구한테 받았는지, 몇 번이나 했는지. 그런데 이 첫 대화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그 뒤의 조사와 치료가 꽤 달라집니다.
다그치면 사실이 흐려집니다
겁에 질린 아이는 부모가 듣고 싶어 하는 답을 하기 쉽습니다. 한 번밖에 안 했다고, 친구가 억지로 시켰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믿고 부모가 같은 내용을 수사관에게 전하거나 탄원서에 쓰면, 나중에 휴대전화 기록과 어긋날 때 아이의 진술 전체가 흔들립니다.
첫 대화의 목표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화가 나더라도 오늘은 혼내지 않겠다고 먼저 말해 주세요. 그래야 아이가 숨기지 않고 이야기를 꺼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먼저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필요합니다. 배우자나 다른 가족과 누가 아이와 대화할지 먼저 정하고, 두 사람이 동시에 몰아붙이는 상황은 피하세요.
첫 대화에서 물어볼 것
- 무엇을, 언제, 어디서 받았는지
- 받기만 했는지, 다른 친구에게 건네거나 전달을 도운 일이 있는지
-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연락했는지(SNS, 메신저 등)
- 지금 몸이나 마음 상태가 어떤지
두 번째 질문이 특히 중요합니다. 한 번 투약한 사건과 친구에게 건네거나 판매를 도운 사건은 법적으로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미성년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네는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조문이 있을 만큼 무겁게 다뤄집니다(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제7호). 아이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일수록 차분히 물어야 합니다.
아이의 휴대전화와 물건은 그대로 두세요. 걱정되는 마음에 대화를 지우거나 물건을 버리면 사건이 더 어려워집니다.
조사 전에 부모가 챙길 절차
미성년자가 조사를 받을 때는 나이와 심리적 안정을 고려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옆에 앉도록 신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5). 출석 전에 담당 수사관에게 보호자 동석을 신청하고, 변호인 참여도 따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19세 미만 소년의 사건은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고, 보호처분은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소년법이 정하고 있습니다(제32조 제6항). 소년부 심리에서는 보호자나 변호사를 보조인으로 선임할 수 있습니다(제17조). 소년부는 아이가 돌아갈 환경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부모의 감독 계획과 치료 계획이 처분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소년 사건에서 기소유예를 받으면 수사경력자료는 3년간 보존된 뒤 삭제됩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제3항).
조사 때문에 학교를 빠져야 한다면 어떻게 알릴지도 미리 정하세요. 아이를 지키는 일은 사건을 덮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 위에서 다시 시작할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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