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가정보호사건으로 가면 처벌받지 않는 걸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6.07부부싸움 끝에 경찰이 출동했고, 다음 날 배우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 뒤 사건이 송치됐다는 통지가 옵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고, 당황한 마음에 상담을 청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일반 폭행 사건의 공식이 가정폭력에는 그대로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벌불원이 있어도 끝나지 않는 이유
가정폭력처벌법은 배우자나 배우자였던 사람, 직계존비속, 동거하는 친족 사이의 폭행, 협박, 상해, 주거침입, 재물손괴 같은 범죄를 가정폭력범죄로 묶어 따로 다룹니다. 경찰은 이런 사건을 신속히 수사해 검사에게 송치하고,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지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제7조).
단순 폭행과 협박은 원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검사는 사건을 가정보호사건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제9조 제2항). 피해자의 의사는 존중되지만 그것만으로 절차가 멈추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폭행이 반복돼 상습범으로 다뤄지면 반의사불벌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도10956 판결).
보호처분은 형벌과 무엇이 다른가
가정보호사건이 되면 가정법원이 조사와 심리를 거쳐 보호처분을 하거나 처분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합니다. 보호처분에는 접근 제한, 연락 제한, 친권 행사 제한, 사회봉사와 수강명령, 보호관찰, 상담위탁 등이 있고, 기간은 6개월, 사회봉사와 수강명령은 200시간을 넘을 수 없습니다.
보호처분은 형벌이 아니어서 벌금이나 징역처럼 전과로 남지 않습니다. 보호처분이 확정되면 같은 사실로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도 없습니다(제16조). 다만 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되고 사건이 다시 검사에게 송치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임시조치 기간에 생기는 일
경찰 출동 직후에는 집에서 나가 있으라는 격리,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연락금지 같은 조치가 내려지기도 합니다. 급하면 사법경찰관이 긴급임시조치를 하고, 그 뒤 법원에 임시조치가 청구됩니다. 격리나 접근금지, 연락금지를 지키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할 수 있습니다(제63조).
아이 등하교나 생활비, 짐 문제처럼 연락이 꼭 필요한 일은 생깁니다. 그럴 때 금지된 방법으로 직접 연락하면 위반이 되니, 변호인을 통하거나 법원에 임시조치의 변경을 신청하는 길을 먼저 찾으세요. 임시조치를 성실히 지킨 기록은 이후 검사가 가정보호사건으로 보낼지 정할 때도 좋은 사정이 됩니다. 임시조치 결정에 불복하려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안에 항고해야 합니다(제49조).
보호처분을 받은 뒤에도 신경 쓸 일이 남습니다. 사회봉사나 상담위탁을 기한 안에 마치기 어려운 사정이 생기면, 처분이 취소되기 전에 미리 보호관찰소나 법원에 알리고 변경을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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