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수사 중에 다시 손을 댔다면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19상담실에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조사를 받고 나서 다시 했다는 고백입니다. 대개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작은 목소리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빨리 꺼낼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집니다.
왜 이 사정이 무겁게 다뤄지나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도망이나 증거인멸 염려와 함께 재범의 위험성을 고려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2항). 불구속으로 수사를 받는 중에 다시 투약했다는 사정은 이 재범 위험성을 가장 직접 보여 주는 사실로 읽힙니다. 처분 단계에서도 조건부 기소유예를 검토할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게다가 새 투약은 새 사건입니다. 모발이나 소변 검사를 다시 받게 되면 기존 사건의 추정 기간과 겹치지 않는 시기의 투약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면 새 사건에서 실형이 확정될 경우 앞의 집행유예가 효력을 잃는 문제까지 생깁니다(형법 제63조).
숨기는 것이 왜 더 위험한가
다시 한 사실을 숨긴 채 다음 조사에서 그 뒤로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이후 검사 결과 하나로 진술 전체가 거짓말이 됩니다. 치료 의지를 보여 주려고 낸 자료들도 같이 의심받습니다. 사실이 드러나는 시점을 본인이 고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반대로 변호인에게 먼저 알리면 대응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떤 계기로 다시 했는지, 같은 판매자였는지, 혼자였는지를 정리하고, 그 사정을 어떤 시점에 어떻게 설명할지 정합니다. 가족에게 말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분들이 많은데, 혼자 감당하다 또 손대는 것보다 가족이 사정을 알고 곁에 있는 편이 단약에도, 처분 단계의 감독 계획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
- 판매자와 이어지는 연락을 끊기(번호를 바꾸거나 계정을 지우기보다 차단 위주로)
- 외래로 부족하다면 입원 치료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 가족에게 사정을 알리고 함께 지낼 계획 세우기
- 자발적으로 받는 소변검사 일정을 정해 기록 남기기
연락 수단을 정리할 때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잊지 마세요. 대화를 지우거나 계정을 없애면 증거인멸 문제가 겹칩니다. 차단하고, 기기를 보관하고, 새로 연락이 오면 그 기록을 남겨 두는 쪽이 맞습니다.
입원을 망설이는 이유로 비용을 드는 분도 있습니다. 치료보호기관에서 받는 판별검사와 치료보호는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고, 치료보호 기간은 12개월 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40조 제7항·제11항). 본인이나 배우자, 부모가 신청할 수 있으니 이 경로도 함께 알아보세요.
재투약은 의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그 치료가 실제로 시작됐다는 기록을 만드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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