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판매자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될 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판매자를 말하면 봐준다던데요. 상담에서 이 말을 꺼내는 분들의 표정은 대개 복잡합니다.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 상대에게 보복당할지 모른다는 걱정, 친구였던 사람을 지목해야 하는 부담이 한꺼번에 섞여 있습니다. 이 결정은 조사실에서 즉석으로 내릴 일이 아닙니다.
약속처럼 들리는 말의 실제 무게
우리 법에는 수사기관과 형량을 미리 정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조사실에서 협조하면 잘 써 주겠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그 말이 처분이나 판결을 묶지 못합니다. 기소 여부는 공소청(검찰청) 검사가, 형은 판사가 정합니다.
양형기준도 판매자 아이디를 말한 정도를 크게 보지 않습니다. 본인 사건보다 무겁거나 더 큰 마약범죄에 관해 구체적인 사실을 밝혀 실제로 관련자가 소추될 정도가 돼야 특별감경인자로 봅니다. 그에 못 미치는 협조는 일반적인 참작 사유가 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말하기 전에 나눠 볼 것
- 내가 직접 겪어서 확실히 아는 사실
- 들었거나 짐작하는 내용
- 이미 수사기관이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
- 말하면 내 혐의가 넓어질 수 있는 내용
이렇게 나눠 보면 말할 수 있는 범위가 보입니다. 짐작을 확실한 것처럼 말하면 그 사람이 재판을 받을 때 증인으로 불려 나가게 되고, 사실과 다르면 무고(형법 제156조)나 위증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 사건 진술의 신빙성까지 함께 흔들립니다.
마지막 항목도 중요합니다. 판매자와의 관계를 설명하다 보면 본인이 다른 사람에게 연결해 주거나 대신 받아 준 일이 함께 드러나기도 합니다. 알선이나 수수가 새로 문제될 수 있는 대목이라, 협조를 결정하기 전에 본인 사건에 미칠 영향을 먼저 따져야 합니다.
말하지 않기로 했다면, 말하기로 했다면
말하지 않기로 했다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다만 모른다고 거짓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나중에 휴대전화에서 대화가 나오면 모른다고 한 진술이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말하기로 했다면 그 내용이 조서나 수사보고서에 남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말로만 오간 협조는 나중에 처분이나 재판에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보복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그 사정과 위협받은 기록도 함께 정리해 두세요. 어느 쪽이든 조사 전에 변호인과 범위를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미 말해 버렸거나, 마음이 바뀌었다면
첫 조사에서 얼떨결에 짐작까지 섞어 말해 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는 다음 조사에서 확실한 부분과 짐작한 부분을 나눠 다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술을 바꾸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되겠지만, 짐작이 사실처럼 굳어지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처음에는 말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말하기로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협조는 조사 이후에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가 흔적을 지우거나 이미 다른 경로로 특정돼 의미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정했다면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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