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해피벌룬은 마약이 아닌데 왜 징역형이 있을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16

풍선에 담긴 가스를 몇 번 들이마신 일을 마약 사건과 같은 선에 놓기는 어렵다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아산화질소는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마약류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징역형이 있는 범죄이고, 적발 장소가 클럽이나 파티라면 다른 약물 수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마약류가 아니라 환각물질입니다

화학물질관리법은 흥분·환각·마취 작용을 일으키는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는 것, 그럴 목적으로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그런 사람에게 사정을 알면서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것도 금지합니다(제22조). 시행령은 톨루엔·초산에틸·메틸알코올과 이 성분이 든 시너·접착제·풍선류·도료, 부탄가스, 의료용이 아닌 아산화질소를 환각물질로 정합니다(시행령 제11조).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화학물질관리법 제59조 제6호). 죄명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아니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이지만,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전과로 남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흡입한 상태로 운전했다면 문제가 하나 더 생깁니다. 도로교통법은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의 운전을 따로 금지하고 있어, 별도의 혐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스를 산 것과 흡입 목적은 다릅니다

휘핑크림용 가스 카트리지처럼 아산화질소가 든 물건을 사는 것 자체는 범죄가 아닙니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흡입하는 행위, 흡입할 목적으로 갖고 있는 것, 흡입하려는 사람에게 알면서 파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이나 차에서 카트리지와 풍선이 함께 나왔다면 흡입 목적이 쟁점이 됩니다.

  • 카트리지의 수량과 보관 장소, 빈 카트리지가 몇 개였는지
  • 풍선이나 흡입 도구가 함께 있었는지
  • 원래 용도로 쓴 흔적과 구입 경위
  •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

가게 주인이 손님에게 풍선을 판 경우도 같은 조문입니다. 휘핑크림용으로 판 것인지 흡입용으로 판 것인지는 판매 방식과 장소, 풍선을 함께 줬는지 같은 사정으로 판단합니다.

해외에서 한 일, 그리고 다른 약물 수사

동남아 여행지에서 풍선을 권하는 일이 흔하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에서 한 행위에도 우리 법이 적용될 수 있어(형법 제3조), 귀국 뒤 일행의 진술이나 SNS 사진으로 수사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다만 외국에서의 흡입은 날짜와 장소, 횟수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이 무엇으로 확인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현장 적발이라면 다른 마약류 투약 여부를 확인하려고 소변이나 모발 검사, 휴대전화 확인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양형기준에서 환각물질 흡입은 투약 사건 가운데 가장 가벼운 유형이지만, 다른 약물이 함께 확인되면 사건의 성격이 바뀝니다. 그 자리에서 무엇이든 응하기보다 영장이 있는지,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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