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처방받은 약인데 왜 수사를 받게 될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5.02'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인데 이게 왜 마약 사건이냐'는 질문은 의료용 마약류 사건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입니다. 처방받아 처방대로 먹은 것이라면 실제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건이 되는 것은 대부분 그 처방의 범위를 벗어난 지점에서입니다.
병원 약도 법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졸피뎀, 프로포폴, 펜터민, 알프라졸람은 시행령에서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라목 약물을 매매·수수·소지·투약·제공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5호).
다만 법은 의사에게 투약받거나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받은 약을 갖고 있는 것을 허용합니다(제4조 제2항 제1호·제2호). 그 대신 이렇게 정당하게 갖게 된 약이라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제5조 제2항), 이를 어기고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면 역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제61조 제1항 제7호).
어디서부터 위반이 되는가
분명한 경우부터 보면 이렇습니다. 남은 약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건네는 것은 수수나 제공이 되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진료를 받아 약을 타는 것은 처방 자체가 정당하지 않습니다. 처방받지 않은 약을 남에게서 받아 먹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 처방받은 약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판 경우
-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진료를 받아 처방받은 경우
- 처방 없이 남에게서 약을 받아 복용한 경우
- 치료가 아니라 기분을 위해 몰아서 쓴 경우
판단이 갈리는 영역도 있습니다. 본인 이름으로 여러 병원에서 같은 약을 받은 경우, 처방량보다 많이 먹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런 사건은 다른 병원 처방을 숨겼는지, 받은 약을 실제로 어떻게 썼는지, 남에게 넘긴 것이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프로포폴 사건에서는 실제 시술이 있었는지가 기준이 되곤 합니다. 시술 기록 없이 마취만 반복해서 받았고 본인도 그 사정을 알았다면, 투약받은 사람도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니던 병원이 수사를 받으면서 환자에게 연락이 가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처방 기록은 모두 남습니다
의료용 마약류는 처방과 조제, 투약 내역이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모입니다. 의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약을 처방할 때 환자의 투약 내역을 확인해야 하고(제30조 제3항), 과다·중복 처방 같은 오남용이 우려되면 처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여러 병원에서 같은 약을 받은 기록이 수사 단서가 되기 쉬운 이유입니다.
연락을 받았다면 병원별 처방 날짜와 양, 실제 복용량을 날짜순으로 맞춰 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불면이나 통증, 비만처럼 실제 증상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으므로, 의존이 생겼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로 감량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처분 단계에서 설득력 있는 자료가 됩니다.
양형기준은 적발되기 전부터 꾸준히 치료받아 온 경우를 감경 요소로 봅니다. 조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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