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휴대전화 포렌식, 참여 신청을 하는 이유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5.17

압수수색 뒤 며칠이 지나면 수사관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휴대전화 분석을 하려고 하는데 참여하겠느냐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연락을 가볍게 넘깁니다.

이미 가져간 휴대전화인데 가서 볼 게 있겠느냐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분석은 마약 사건의 크기를 정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전부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했더라도 그 안의 정보는 영장에 적힌 혐의와 관련된 범위에서만 가져갈 수 있습니다. 법원은 분석 중에 다른 범죄 자료가 우연히 나오면 더 탐색하지 말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기기 전체를 복제해 간 경우에도 그 안에서 사건 관련 정보를 골라내는 과정에 피의자 쪽이 참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 이 결정의 취지입니다.

피의자와 변호인은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121조, 제219조). 휴대전화에서 정보를 골라내고 복제하는 과정도 이 집행의 일부입니다. 참여하지 않으면 무엇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나중에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참여해서 확인하는 것

  • 영장에 적힌 혐의와 범행 기간이 무엇인지
  • 어떤 앱과 자료를 추출 대상으로 삼는지(메신저, 사진, 가상자산 앱 등)
  • 사건과 관계없는 사생활 자료가 함께 넘어가지 않는지
  • 추출한 자료의 목록과 해시값 같은 기록을 받는지

마약 사건에서는 텔레그램 대화, 송금 화면 캡처, 던지기 장소 사진이 주로 문제됩니다. 이 자료가 어느 기간까지 추출되는지에 따라 수사기관이 특정하는 투약·매수 횟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범위를 보는 일이 곧 사건의 크기를 보는 일입니다.

휴대전화 안에는 가족 사진, 업무 자료, 연인과의 대화처럼 사건과 상관없는 정보가 훨씬 많습니다. 이 자료까지 통째로 넘어가면 본인 사건과 관계없는 사생활이 기록에 남게 됩니다. 참여는 사건을 다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런 부분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일정 연락을 받으면

포렌식 일정은 수사기관이 정하는 경우가 많아 연락을 받으면 바로 변호인에게 알려 주세요. 날짜를 맞추기 어렵다면 그 자리에서 조정을 요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비밀번호 제공 여부는 그 전에 상의해 정합니다.

지산은 포렌식 참여를 신청하고 현장에서 추출 범위를 확인합니다. 범위를 넘는 자료가 보이면 그 자리에서 의견을 남기고, 그 기록은 나중에 증거의 적법성을 다툴 때 근거가 됩니다.

분석이 끝난 뒤

분석을 마친 휴대전화는 돌려받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계속 압수할 필요가 없는 물건은 기소 전이라도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으니(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업무에 꼭 필요한 기기라면 그 사정을 미리 정리해 두세요. 돌려받은 뒤에도 사건이 끝날 때까지는 초기화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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