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포렌식 참관하는 날, 화면 앞에서 무엇을 보나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5.16휴대폰을 압수당하고 며칠이 지나면 포렌식 일정에 참여하겠느냐는 연락이 옵니다. 가 봐야 무엇을 알 수 있겠느냐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촬영물이나 메시지가 문제 되는 성범죄 사건에서 사건의 크기가 이날 정해지곤 합니다.
참여는 권리이고, 미리 밝혀 두어야 합니다
피의자와 변호인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고, 수사기관은 집행 일시와 장소를 미리 알려야 합니다. 다만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거나 급한 경우에는 통지하지 않아도 됩니다(형사소송법 제121조, 제122조, 제219조). 압수 현장에서 경황이 없더라도 포렌식에 참여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말해 두고, 그 말이 서류에 적혔는지 확인하세요.
휴대폰 같은 정보저장매체는 원칙적으로 필요한 정보의 범위를 정해 복제하거나 출력하는 방식으로 압수하고, 그렇게 하기 어려울 때에만 기기 자체를 가져갑니다(제106조 제3항, 제219조). 기기를 통째로 가져갔다면 이후의 선별 과정이 그만큼 더 중요해집니다.
그날 화면 앞에서 확인하는 것
- 어느 기간의 자료를 추출하는지
- 어떤 앱과 폴더를 검색 대상으로 삼는지
- 어떤 검색어나 기준으로 관련 자료를 고르는지
- 혐의와 관계없는 사진과 대화가 함께 복제되지 않는지
- 선별이 끝난 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삭제하거나 폐기하는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이번 혐의와 관계없는 자료입니다. 범위를 정하지 않고 기기 전체를 들여다보면 예전 사진이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함께 확인되어 별개 사건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촬영물 사건에서 다른 날짜의 촬영물이 나오면 상습 여부까지 문제 될 수 있어, 선별 기준을 그 자리에서 짚는 것이 참여의 목적입니다.
직접 참여할지, 변호인만 보낼지
피의자 본인이 참여하면 어떤 파일이 어떤 경위로 저장됐는지 그 자리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메신저가 자동으로 저장한 파일인지, 직접 내려받은 것인지 같은 사정은 본인만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그 자리에서 즉석 해명을 하다 보면 그것이 진술이 되어 버릴 수 있으니, 무엇을 말하고 무엇은 나중에 답할지 미리 정하고 가야 합니다.
지산은 포렌식 참여를 신청하고 변호사가 함께 참관해 선별 범위에 의견을 냅니다. 본인이 동행하는 편이 나은 사건인지도 사건마다 따져 정합니다.
끝난 뒤에 챙길 것
참관이 끝나면 어떤 자료가 선별됐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가 적힌 서류를 받아 두세요.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는 기기는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수사기관이 거부하면 법원에 환부나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일이나 생활에 꼭 필요한 기기라면 그 사정을 함께 밝힙니다. 돌려받을 때는 어떤 자료가 복제되어 보관되는지도 물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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