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베란다 대마 몇 포기, 재배 목적이 형을 가릅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03해외 사이트에서 씨앗을 사서 화분 몇 개에 길러 본 일로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은 호기심에 몇 포기 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은 재배 장비 구입 내역과 수확량을 보며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재배 사건은 결국 무엇을 하려고 길렀느냐의 싸움이 됩니다.
피우려고 기른 것과 팔려고 기른 것
대마를 재배한 것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6호). 그런데 수출하거나 매매하거나 제조할 목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했다면 제59조 제1항 제11호가 적용돼 1년 이상 유기징역이 됩니다. 같은 화분이라도 목적에 따라 벌금형이 있는 조문과 없는 조문으로 갈리는 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재배는 씨앗을 심고 물을 주어 기르는 행위 전반을 뜻합니다. 수확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시들었더라도 기른 사실은 남습니다. 몇 포기였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길렀는지가 범죄사실의 뼈대가 됩니다.
목적은 마음속의 일이라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압수목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아래 사정을 하나씩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배 장비를 샀다는 사실만으로 판매 목적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조명이나 환기 장비는 소량 재배에도 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른 양이 본인이 쓰기에 지나치게 많거나, 수확 뒤 나눠 담은 흔적이 있으면 설명해야 할 부분이 늘어납니다.
- 포기 수와 수확한 양, 건조·보관 상태
- 씨앗과 조명·환기 장비를 산 시기와 경로
- 소분용 봉투나 저울이 함께 있었는지
- 다른 사람에게 판매를 언급한 대화가 있는지
씨앗은 대마일까
법은 대마초의 종자, 뿌리, 성숙한 줄기와 그 제품을 대마에서 뺍니다(제2조 제4호 단서). 그래서 씨앗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대마 소지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울 목적으로 종자를 갖고 있거나, 그런 사정을 알면서 종자를 팔면 따로 처벌 규정이 있습니다(제61조 제1항 제4호 나목·다목).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운 뒤부터는 재배가 문제 됩니다. 씨앗을 산 이유, 함께 산 물건, 보관 상태가 이 경계를 설명하는 자료입니다.
재배 사건은 대개 흡연과 함께 수사됩니다. 기른 대마를 피웠다면 흡연이, 남에게 나눠 줬다면 수수가 따로 붙습니다. 날짜별로 기르고, 거두고, 피우고, 건넨 일을 나눠 적어 두면 어느 행위가 어느 조문에 해당하는지 정리하기 쉬워집니다.
양이 많아도 특가법은 아닙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가액 가중은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한 규정이어서 대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양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배 규모와 여러 차례 수확했는지는 판매 목적 판단과 양형에서 그대로 무겁게 읽히므로, 실제로 피운 양과 남아 있던 양을 나눠 설명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칼럼 더 보기
형사
회사가 알게 될까요? 알려지는 길은 정해져 있습니다
마약 사건 상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걱정 가운데 하나가 직장입니다. 수사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는 경로가 실제로 무엇인지, 막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눠 봤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형사
'판매자를 말하면 봐준다'는 말, 법적으로는 어떤 무게일까
수사 협조는 양형에서 감경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양형기준이 정한 기준을 넘어야 무게를 갖습니다. 중요한 수사협조와 자수, 그리고 협조의 위험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형사
마약 사건의 기소유예, '무혐의'와 무엇이 다른가
기소유예는 혐의를 인정하면서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공소청(검찰청) 체계에서도 이어지는 조건부 기소유예의 종류와, 처분 뒤에 남는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