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전담조사관 면담 전날, 해도 되는 연습과 안 되는 연습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09학교폭력 신고가 들어가면 학교 전담기구나 교육지원청이 위촉한 전담조사관이 관련 학생과 보호자를 만납니다. 법은 교육감이나 교육장이 조사·상담자를 위촉해 현장조사를 하고 학생과 보호자에게 출석과 진술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2제4항). 면담 날짜를 받으면 부모들은 묻습니다.
아이랑 연습을 해 가야 하나요, 그냥 보내야 하나요. 사건마다 다르지만 면담은 확인서를 낸 뒤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확인서와 면담 내용이 함께 사안조사 보고서로 정리됩니다.
연습은 하되, 외우게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들어간 아이는 긴장해서 묻는 말에 네라고만 답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답을 문장으로 써 주고 외우게 하면 더 나쁩니다. 외운 말투는 듣는 사람이 금방 알아채고, 질문 순서가 바뀌면 아이가 당황해 앞뒤가 엉킵니다.
좋은 연습은 기억을 꺼내는 연습입니다. 날짜순 표를 앞에 두고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자기 말로 설명하게 하고, 부모는 듣기만 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대목에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도 된다는 것, 모르는 것을 짐작으로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연습의 절반입니다.
연습 상대는 부모보다 조금 덜 가까운 어른이 맡으면 더 좋습니다. 부모 앞에서 꺼내지 못한 이야기가 그 자리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미리 알려 줄 것
- 같은 질문을 두 번 받아도 처음 답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니, 아까 말한 그대로라고 해도 된다
- 다른 친구가 한 일은 직접 본 것과 들은 것을 나눠서 말한다
- 질문이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물어봐도 된다
- 끝나고 나오면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했는지 바로 같이 적는다
면담 직후의 메모는 생각보다 쓸모가 큽니다. 사안조사 보고서에 아이 말이 다르게 정리됐을 때 심의위원회에서 바로잡을 근거가 됩니다. 가해학생 측이라면 면담에서 상대 학생의 잘못을 길게 늘어놓지 않도록 미리 말해 두세요. 조사관이 묻는 것은 우리 아이가 한 행동입니다.
보호자가 같이 들어갈 수 있을까
법에 보호자 동석을 정한 조항은 없고 교육지원청과 조사관의 운영에 따릅니다. 아이가 어리거나 긴장이 심하면 면담 일정을 잡을 때 동석이 되는지 미리 물어보세요. 들어가더라도 답은 아이가 해야 합니다. 부모가 대신 설명하기 시작하면 조사관은 아이의 기억이 아니라 부모의 정리를 듣게 됩니다.
피해학생 측도 다르지 않습니다. 피해 아이에게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되풀이시키면 그 자체가 고통이고 진술도 흔들립니다. 연습은 짧게, 사실 확인 위주로 하세요.
아이가 면담을 몹시 두려워하면 그 사정을 미리 조사관에게 알리고 중간에 쉬는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세요. 조사가 미흡하다고 느끼면 피해학생이나 보호자는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제6항).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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