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어느 문으로 들어갈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15

조치결정 통지서를 받고 불복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음 질문은 "행정심판이에요, 소송이에요?"입니다. 2020년 3월부터 교육청 재심 절차가 없어지면서, 학폭위 조치를 다투는 길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두 갈래가 됐습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처음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를 직접 골라야 합니다.

행정심판은 '부당'까지 다툽니다

행정심판은 위법한 처분뿐 아니라 부당한 처분도 다툴 수 있습니다. 법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사안에 비해 조치가 지나치다는 주장을 펼 여지가 소송보다 넓다는 뜻입니다. 청구가 이유 있으면 처분을 취소하거나 다른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도 할 수 있습니다. 6호를 4호로 낮추는 식의 결론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기한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입니다(행정심판법 제27조). 재결은 원칙적으로 청구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하고 30일 연장할 수 있어 비교적 빨리 결론이 납니다. 서면 중심으로 심리하지만 구술심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의 또 다른 특징은 심의 이후에 생긴 사정도 자료로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의가 끝난 뒤의 사과, 피해학생 측과의 화해, 상담이나 교육 이수는 반성과 화해 정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행정심판에서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하더라도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다시 소송을 낼 수 있어서,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는 선택이 소송 기회를 없애지는 않습니다.

행정소송은 위법을 다툽니다

취소소송은 처분이 위법한지만 판단합니다. 사실을 잘못 인정했는지, 절차에 흠이 있었는지,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했는지가 쟁점입니다. 기한은 안 날부터 90일, 있은 날부터 1년이고, 행정심판을 거쳤다면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90일입니다(행정소송법 제20조).

소송에서는 회의록과 사안조사 보고서, 확인서가 그대로 증거가 되므로 심의 단계에서 남긴 기록의 질이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가해학생 측이 낸 소송에는 재판 기간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1심은 소 제기일부터 90일 안에, 2심과 3심은 앞선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60일 안에 선고해야 합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5).

어느 쪽을 고를지 따져 볼 것

  • 다툴 내용이 '지나치다'에 가까운지, '잘못됐다'에 가까운지
  • 출석정지나 전학처럼 당장 멈춰야 하는 조치가 있는지
  • 행정심판이 기각되면 다시 소송을 준비할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 입시 일정처럼 결론이 필요한 시점이 언제인지

어느 쪽을 고르든 불복만으로 조치가 멈추지는 않습니다. 집행을 막아야 한다면 본안과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하고, 이 판단은 본안보다 먼저 이뤄집니다. 통지서를 받은 날짜를 기록해 두는 것이 모든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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