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연락처만 알려 줬는데 알선이라고 합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01'저는 그냥 아는 사람을 소개해 줬을 뿐인데요.' 알선 혐의로 연락을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입니다. 본인은 돈을 받지도 않았고 약을 본 적도 없으니 억울하다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알선은 원래 물건을 만지지 않는 사람을 겨냥한 개념이라, 그 사정만으로 혐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알선은 거래가 이뤄지도록 돕는 행위입니다
알선은 매매가 성사되도록 거래 당사자 사이를 연결하거나 편의를 주는 행위입니다. 판매자를 소개하고 가격이나 수량, 만날 장소를 전해 줘 거래가 이뤄지게 했다면 대가가 없었더라도 알선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매매와 같은 조문에 들어 있어서 약물에 따라 무게가 정해집니다.
알선 사건에서는 거래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연결한 뒤 거래가 무산됐다면 어느 단계에서 멈췄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반대로 여러 번의 거래가 이어졌다면 그중 어느 거래에 실제로 관여했는지를 하나씩 나눠야 합니다.
- 대마 매매 알선: 1년 이상 유기징역(제59조 제1항 제7호)
- 필로폰 같은 향정 나목 매매 알선: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제60조 제1항 제2호)
- 마약·향정 가목 매매 알선: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제58조 제1항 제1호·제3호)
2025년 7월부터 '유인·권유'가 더해졌습니다
2025. 4. 1. 개정된 마약류관리법은 매매를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를 매매·알선과 같은 조문에 넣었고, 이 부분은 2025. 7. 2.부터 시행됐습니다. 이제는 거래 당사자를 직접 이어 주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사라고 끌어들이거나 권한 행위 자체가 같은 무게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개정 전후로 같은 행동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문제 된 대화가 언제 오간 것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형벌 조항은 행위 당시의 법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유인·권유와 혼동하기 쉬운 조항도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 정보를 알리는 광고 글은 정보 제시 조항(제3조 제12호, 제62조 제1항 제5호)에서 출발하고, 마약을 투약하라고 권한 것은 투약 유인·권유 조항(제3조 제13호, 제63조 제1항 제17호)이 따로 있습니다. 무엇을 권했는지에 따라 조문이 달라집니다.
연락처를 알려 준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같은 대화방에 있었다거나, 휴대전화에 판매자 연락처가 저장돼 있었다거나, 묻는 말에 연락처 하나를 알려 줬다는 사정만으로 알선이 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누가 먼저 거래 이야기를 꺼냈는지, 소개한 뒤에도 가격이나 장소에 관여했는지, 상대가 마약을 사려 한다는 것을 알았는지가 기준입니다.
그래서 알선 사건은 대화 일부가 아니라 전체 흐름으로 봐야 합니다. 소개 전후의 메시지를 지우지 말고 보존해 두어야 실제로 맡은 역할이 어디까지였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사 연락을 받은 뒤 대화를 지우면 오히려 증거를 없애려 한 것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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