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배우자가 마약 사건에 연루됐을 때, 먼저 생각할 것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27배우자의 마약 사건을 알게 되는 경로는 대개 갑작스럽습니다. 이른 아침 집으로 수사관이 찾아오거나, 배우자가 연락이 끊긴 뒤 경찰서에서 전화가 옵니다. 충격 속에서도 배우자 입장에서는 당장 정해야 할 것들이 생깁니다. 내 집, 내 휴대전화, 아이들, 생활비 문제입니다.
집에서 압수수색이 있었다면
함께 사는 집이 수색 장소가 되면 배우자의 물건도 함께 뒤져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때 먼저 볼 것은 영장에 적힌 피의자와 장소, 압수할 물건입니다. 영장의 범위를 넘는 물건을 가져가려 하면 그 자리에서 이의를 말하고, 시각과 내용을 적어 두세요.
수색 중에 배우자에게 이것저것 묻기도 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는 것을 다 말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놀란 상태에서 기억나는 대로 답하기보다 나중에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해도 됩니다.
수색이 끝나면 압수한 물건의 목록을 받아야 합니다. 가족 공용 노트북이나 배우자 본인의 휴대전화가 함께 압수됐다면, 사건과 관계없는 물건이라는 사정을 정리해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나도 조사받게 될까
배우자에게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고인 조사는 피의자 조사와 달리 강제로 데려가는 절차가 아니어서, 나갈지와 무엇을 말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고인으로 한 말도 기록에 남으니 준비 없이 나가지는 마세요.
재판에서 증인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은 친족이 형사소추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148조).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지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어서, 증언하기로 했다면 사실대로 해야 합니다.
함께 투약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어 각자 변호인과 따로 상의하는 편이 맞습니다.
생활을 지키기 위해
- 공동 계좌나 배우자 명의 카드가 대금 결제에 쓰이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 알면서 약값을 대 주는 일은 하지 않기(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1호)
- 아이들에게는 나이에 맞는 수준으로만 설명하기
- 생활비와 대출, 보험 같은 당장의 문제를 따로 정리하기
아이들이 수색 장면을 봤다면 잘못한 일이 있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정도로 짧게, 그러나 거짓말은 하지 않는 선에서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학교나 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으니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지도 함께 정해 두면 좋습니다.
부부 관계를 어떻게 할지는 이 단계에서 서둘러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형사 사건과 별개로 생활과 재산 문제가 걱정된다면 그 부분도 따로 상담을 받아 두세요. 배우자의 사건을 돕는 일과 나와 아이들의 생활을 지키는 일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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