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휴대전화를 던졌을 뿐인데 특수폭행이라니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18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던졌을 뿐인데 조사 출석요구서에는 특수폭행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칼도 아니고 몽둥이도 아닌데 왜 특수가 붙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법이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흉기보다 훨씬 넓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쓰인 방법을 봅니다
판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로 위험한 물건인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운전 중 시비 끝에 차를 4~5미터 후진해 상대 차량에 부딪힌 사건에서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10256 판결).
같은 휴대전화나 우산이라도 던진 거리, 맞은 부위, 상대가 피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손에 무엇을 들고 있었는지, 그 물건으로 실제 때리거나 위협했는지를 장면별로 나눠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특수가 붙으면 합의의 효과가 달라집니다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이 끝나지만, 특수폭행은 그렇지 않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261조). 두 명 이상이 함께 폭행한 공동폭행도 마찬가지로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거꾸로 말하면, 수사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이 인정되지 않아 죄명이 단순 폭행으로 정리되면 처벌불원 의사로 사건이 끝날 수 있습니다. 처음 입건된 죄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물건과 경위부터 다퉈 볼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건을 들고만 있었고 휘두르지는 않았다는 분도 있습니다. 조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한 경우를 처벌하므로 꼭 그 물건으로 때려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물건이 상대에게 위험을 느끼게 할 상황이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당시 거리와 손의 위치, 물건을 들고 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찰 단계의 죄명은 송치 뒤 검사가, 기소 뒤에는 법원이 증거에 따라 다시 판단합니다.
특수상해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상대가 다쳤다면 특수상해가 되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형법 제258조의2). 벌금형이 없어서 약식명령으로 끝날 수 없고, 기소되면 정식 재판을 받습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 가능하므로 피해 회복과 반성의 자료를 재판 전에 갖춰 두어야 합니다.
- 현장 CCTV와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연락처
- 물건을 들고 있던 이유와 상대와의 거리
- 상대의 진단서 발급 시점과 치료 기록
- 합의 시도 내역, 합의가 어렵다면 형사공탁 준비
영상은 보관 기간이 짧아 며칠만 지나도 지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죄명을 다툴 생각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영상부터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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