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공소장을 받은 그 주에 할 일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07

법원 이름이 찍힌 등기우편을 열어 보면 공소장 부본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 받는 분들은 이 서류가 판결문인지, 출석하라는 소환장인지부터 헷갈려 합니다. 공소장은 검사가 이 사람을 이런 사실로 처벌해 달라고 법원에 낸 서류의 사본이고, 형사재판은 이 서류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7일짜리 숙제가 들어 있습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공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공판준비절차에 관한 의견 등을 적은 의견서를 법원에 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2 제1항). 공소장과 함께 의견서 양식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고, 낸 의견서는 검사에게도 전달됩니다(같은 조 제2항).

문제는 이 7일 안에 수사기록을 다 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록을 보기 전에 '전부 인정합니다'라고 단정해 적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다툴 부분이 있는지 아직 모른다면 그 사정을 적고 추후 밝히겠다고 쓸 수 있고, 진술을 거부한다면 그 취지만 적은 의견서도 낼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기록을 봐야 재판이 보입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검사가 증거로 낼 서류, 증인으로 부를 사람의 진술, 피고인 쪽 주장과 관련된 서류 등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 변호인이 있으면 피고인 본인은 열람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내 조서 말고는 거의 본 적이 없을 것입니다. 기록을 열어 보면 상대방이 무엇을 말했는지, 수사기관이 어떤 자료로 기소했는지가 처음 드러납니다. 증거마다 동의할지, 누구를 증인으로 부를지는 그다음에 정합니다.

기록을 받으면 내 조서부터 읽기보다 상대방 진술과 객관 자료를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수사기관이 어느 대목을 근거로 기소했는지가 거기서 보입니다. 기록 복사에는 며칠이 걸리기도 하니 신청은 공소장을 받은 주에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주에 함께 챙길 것

  • 공소장의 죄명과 적용 법조, 공소사실을 한 줄씩 읽고 사실과 다른 곳에 표시하기
  • 주소가 바뀌었다면 법원에 바로 알리기
  • 구속 중이거나 법이 정한 사건이라면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는지 확인하기(형사소송법 제33조)
  •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합의와 양형 자료 준비를 이때부터 시작하기

주소 변경은 사소해 보여도 중요합니다. 소환장을 받지 못해 재판에 나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오는 우편은 가족에게도 미리 말해 두어 놓치지 않게 하세요. 낮에 집이 비어 등기를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송달받을 장소를 따로 신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첫 공판기일이 언제 잡힐지는 법원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해야 할 일은 공소장을 받은 첫 주에 몰려 있습니다. 수사 단계부터 함께한 변호인이 있다면 공소장을 받은 날 바로 사진을 찍어 보내 주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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