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벌금을 못 내면 바로 노역장일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5

약식명령이나 판결로 벌금이 확정되면 얼마 뒤 납부 고지서가 옵니다. 금액을 보고 한숨부터 나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생활비도 빠듯한데 몇백만 원을 한 번에 내라니, 차라리 노역장에서 몸으로 때우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정하기 전에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이고(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 이 글은 그 기간이 지나 벌금이 확정된 뒤의 이야기입니다.

노역장 유치는 이렇게 정해집니다

벌금은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안에 내야 합니다(형법 제69조 제1항). 내지 않으면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되는데(같은 조 제2항), 며칠로 바꿀지는 벌금을 선고할 때 함께 정해 둡니다(제70조 제1항). 판결문이나 약식명령에 적힌, 하루를 얼마로 환산한다는 문장이 그것입니다. 일부라도 냈다면 낸 금액에 비례해 유치 일수가 줄어듭니다(형법 제71조).

고지서를 그냥 두면 형을 집행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형집행장이 발부되어 구인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73조, 제492조). 일상에서 검문을 받다가 그대로 노역장으로 가게 되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직장과 가족에게 갑자기 연락이 끊기는 상황이 되니, 낼 수 없다면 오히려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나눠 내거나 미룰 수 있습니다

형편이 어렵다면 공소청(검찰청) 집행 담당 부서에 분할납부나 납부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근거는 「재산형 등에 관한 공소청 집행사무규칙」 제12조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일부, 장애인, 실업급여 수급자,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은 사람, 본인이나 동거가족이 1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사람 등이 대상이 되고, 검사가 형편과 이행 가능성을 보고 허가합니다.

허가되면 6개월 안의 기한을 받고, 사유가 남아 있으면 3개월씩 두 번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두 번 내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될 수 있으니 약속한 일정은 지켜야 합니다. 신청할 때는 수급자 증명서나 진단서처럼 사정을 보여 주는 서류를 함께 냅니다.

500만원 이하라면 사회봉사도 있습니다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확정됐는데 낼 수 없다면 노역장 대신 사회봉사로 바꿔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검사의 납부명령일부터 30일 안에 주거지를 관할하는 지방공소청 검사에게 신청하고, 분납이나 연기 허가를 받았다면 그 기한 안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징역형과 벌금을 함께 선고받은 경우처럼 신청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어떤 길을 택하든 고지서를 서랍에 넣어 두고 기한을 넘기는 일만은 피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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