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고소인 조사에 나가는 회사 담당자에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3.26

고소장을 내고 얼마 지나면 경찰에서 전화가 옵니다. 고소인 조사 날짜를 잡자는 연락입니다. 고소인은 법인이지만 경찰서에 가서 설명하는 사람은 대개 재무팀장이나 실무 담당자입니다. 피의자가 아닌데도 처음 경찰서에 가는 직원에게는 긴장되는 자리입니다.

고소인 조사는 수사관이 사건을 처음으로 회사 쪽 사람에게서 직접 듣는 자리입니다. 고소장이 아무리 잘 쓰였어도 담당자가 거래를 설명하지 못하면 수사관은 고소 내용 자체를 의심하게 됩니다. 반대로 담당자가 표를 들고 차분하게 설명하면 수사가 그 표를 따라 움직입니다.

수사관이 듣고 싶은 것

고소인 조사의 중심은 고소장에 적힌 거래를 하나씩 확인하는 일입니다. 언제, 어느 계좌에서, 얼마가, 어디로 갔는지, 그 돈이 왜 정상 지출이 아니라고 보는지를 묻습니다. 고소장에 거래가 50건이 있으면 그 50건을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조사가 가장 매끄러운 경우는 거래표의 번호와 증거 서류의 번호가 맞아떨어질 때입니다. “7번 거래는 증거 7-1 통장 내역과 7-2 결재 서류를 보시면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수사관도 기록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피고소인이 업무상 보관자였다는 점, 즉 그 돈을 다룰 권한이 어디까지였는지도 반드시 묻습니다.

출석 전에 챙길 것

  • 고소장과 첨부한 거래표 사본
  • 거래마다 붙인 통장 내역, 전표, 결재 서류
  • 피고소인의 업무 범위를 보여 주는 업무분장표나 직무 규정
  • 고소 뒤 새로 확인된 거래가 있다면 그 목록

고소 뒤 추가로 드러난 거래는 조사 때 말로만 하지 말고 정리한 자료로 따로 냅니다. 처음 고소장과 금액이 달라지면 왜 달라졌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금액이 줄어든 경우라도 숨기지 말고 그대로 정정하는 편이 회사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지켜 줍니다.

담당자 혼자 준비하게 두지 말고, 고소장을 함께 쓴 사람이 출석 전에 예상 질문으로 한 번 연습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피고소인이 내세울 만한 변명, 예를 들어 대표 허락을 받았다거나 회사 일에 썼다는 주장에 회사가 어떤 자료로 답할지도 미리 정리해 둡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담당자가 입사하기 전 일이나 다른 부서 업무까지 단정해서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확인하지 않은 내용을 추측으로 답하면 나중에 피고소인 쪽이 그 부분을 파고듭니다. 모르는 부분은 확인해 추가로 내겠다고 하면 됩니다.

조서를 다 쓰면 끝까지 읽고, 말한 뜻과 다르게 적힌 부분은 고쳐 달라고 하세요. 숫자와 날짜는 특히 한 번 더 봅니다. 고소인 조서도 나중에 재판에서 증거로 쓰입니다.

고소 사건은 사법경찰관이 고소를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 송치 여부를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8조). 그 사이 보완 자료를 내야 할 일이 생기므로 조사가 끝난 날 받은 질문을 메모해 두시면 좋습니다. 지산은 고소인 조사에도 함께 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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