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압수수색이 끝난 다음 날 회사가 할 일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07

압수수색이 끝나면 사무실은 이상하게 조용해집니다. 다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만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실제 대응은 이날부터 시작됩니다. 압수수색 뒤에는 대개 임직원 소환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압수목록부터 맞춰 봅니다

수사기관은 압수한 물건의 목록을 작성해 내줘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129조). 받은 목록과 회사가 직접 적은 기록을 나란히 놓고, 실제로 가져간 물건과 맞는지, 영장에 없는 물건이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차이가 있으면 그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이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PC나 서버를 통째로 복제해 갔다면 이후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골라내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선별 과정에 참여를 신청해 관계없는 정보가 넘어가지 않는지 확인합니다(제106조 제3항, 제219조). 회사 메일 서버에는 다른 거래처와 직원 개인의 정보까지 섞여 있어 이 과정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선별 절차가 언제 열리는지는 수사기관이 정해 알려 옵니다. 그 연락을 받을 담당자와 참여할 사람을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통지를 받고도 아무도 가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참여한 날에는 어떤 검색어로 무엇을 골라냈는지 확인하고 기록합니다.

돌려받을 것은 청구합니다

회계 PC나 계약 서류처럼 업무에 꼭 필요한 물건이 묶여 있으면 회사 운영이 멈춥니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는 물건은 기소 전이라도 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 거부되면 법원에 환부나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218조의2). 사본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원본을 먼저 돌려받는 방식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려받을 물건의 목록을 만들 때는 왜 업무에 필요한지 한 줄씩 적어 두세요. 매달 급여를 처리하는 PC, 진행 중인 계약 원본처럼 이유가 분명할수록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압수수색 다음 날 회사가 해야 할 일 가운데 의외로 자주 빠지는 것이 내부 정리입니다. 그날 무엇을 가져갔는지, 그 자료가 어떤 거래와 관련된 것인지 담당 부서별로 짧게 적어 두면, 이후 수사기관이 무엇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직원들에게 무엇을 알릴까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면 회사에 알려 달라고 공지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라”는 식으로 진술을 맞추려 하면 회사 전체가 의심받습니다. 거래처나 금융기관 문의에 답할 창구도 한 곳으로 정하고, 확인된 사실 외에는 말을 아끼도록 합니다.

동요하는 직원들에게 사건 설명을 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가 변호인과 함께 절차대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으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알려 달라는 것 정도면 충분합니다.

  •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임직원 명단
  • 각자가 맡았던 업무와 관련 자료
  • 이해관계가 달라 변호인을 따로 둘 사람

마지막 항목을 놓치기 쉽습니다. 대표와 실무자의 책임이 서로 맞물리는 사건이라면 같은 변호인이 모두를 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소환 전에는 예상 질문으로 조사 연습을 하고, 조사에는 변호인이 동석해 부당한 질문에 그 자리에서 의견을 말합니다(제243조의2).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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