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병원 압수수색, 전자의무기록 서버 앞에서 할 일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9.11

압수수색은 대개 아침 진료가 시작될 무렵 시작됩니다. 수사관 여러 명이 들어오고 대기실의 환자들이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이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진료를 계속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영장부터 읽습니다

수사관에게 영장을 보여 달라고 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둡니다. 영장에는 죄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가 적혀 있습니다. 압수는 이 범위 안에서만 할 수 있으니, 무엇이 대상인지 알아야 그 밖의 요구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영장 집행에는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21조, 제219조) 바로 변호사에게 연락하세요.

서버와 PC는 복제가 원칙입니다

컴퓨터나 서버에 든 정보는 필요한 범위만 골라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것이 원칙이고, 저장매체를 통째로 가져가는 것은 그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때로 제한됩니다(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제219조). 전자의무기록 서버를 가져가면 그날부터 진료가 멈추므로 복제 방식으로 해 달라고 분명히 요청하세요. 가져간 저장매체에서 정보를 골라내는 과정에도 참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남길 것

  • 영장 사진과 집행 시작 시각
  • 수사관이 들어간 장소와 열어 본 서랍·PC
  • 영장 범위를 넘는다고 본 요구와 그때 한 말
  • 압수목록(빠짐없이 받아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29조)

직원에게는 수사관의 질문에 아는 사실만 짧게 답하라고 알려 두고, 응대할 사람은 원장 한 명으로 정합니다. 대기 중인 환자에게는 진료가 늦어진다는 안내만 하면 됩니다. 당황해서 메신저를 지우거나 장부를 치우는 행동은 증거인멸 의심을 사고 사건을 몇 배로 무겁게 만듭니다. 원장이 출장 중이라도 영장은 현장 책임자에게 제시되고 집행이 진행될 수 있으니, 직원에게 영장 사진과 압수목록을 받아 두게 하세요.

영장에 적히지 않은 환자 기록이나 개인 물건을 가져가려 하면 영장 범위를 근거로 이의를 말하고, 그 내용과 시각을 메모해 둡니다. 현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의를 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야 나중에 압수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끝난 뒤에

진료에 꼭 필요한 기록이나 장비를 가져갔다면 돌려받는 절차가 있습니다. 사본을 확보하는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는 압수물은 소유자 등이 청구하면 공소제기 전이라도 환부나 가환부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압수수색 뒤에는 직원 참고인 조사와 원장 출석요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그날 받은 압수목록을 들고 바로 조사 준비를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압수목록과 실제로 없어진 자료를 대조하고, 진료에 필요한 기록이 빠졌다면 백업에서 복구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영장에 따라 환자 기록을 내준 것은 의료법이 허용하는 경우라 그 자체로 환자 정보 누설이 되지는 않습니다(의료법 제21조 제3항). 다만 환자나 직원에게 사건 내용을 설명할 필요는 없고, 진료 일정이 바뀐 부분만 안내하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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