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압수수색 당일, 회사에 필요한 사람은 두 명입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6.01압수수색은 대개 아침 출근 시간에 옵니다. 여러 명의 수사관이 들어오고, 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얼굴만 봅니다. 대표는 외근 중이고 누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이 혼란이 그날 회사가 남길 기록의 질을 정합니다.
응대하는 사람은 한 명
수사관을 상대하는 사람이 여럿이면 말이 엇갈리고, 누군가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까지 하게 됩니다. 대표가 없다면 이사나 관리 책임자 한 사람이 응대를 맡고, 그 사람이 영장을 보여 달라고 요청합니다. 영장은 처분을 받는 사람에게 반드시 제시해야 하므로(형사소송법 제118조) 모든 면을 사진으로 남겨 둡니다.
응대 책임자가 정해지면 곧바로 변호인에게 연락합니다. 변호인은 영장 집행에 참여할 수 있고(제121조), 변호인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책임자가 영장 범위를 확인하며 현장을 지킵니다. 대표가 자리에 없다고 집행이 미뤄지지는 않을 수 있으니, 평소에 이런 날 응대할 사람을 정해 두는 회사가 대응도 차분합니다.
응대 책임자가 할 일은 수사관과 다투는 것이 아닙니다. 영장에 적힌 범위를 확인하고, 그 범위를 넘는 것에만 짧게 이의를 말하고, 나머지는 집행이 끝날 때까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기록보다 감정이 남습니다.
기록하는 사람이 한 명 더
그날 가장 쓸모 있는 사람은 조용히 적는 사람입니다. 수사관이 어느 방에 들어갔는지, 어느 PC를 열었는지, 어떤 서류철을 가져갔는지 시간과 함께 적습니다. 영장에 없는 층이나 다른 계열사 사무실로 가려 하면 책임자가 그 자리에서 이의를 말하고, 기록 담당은 누가 언제 어떤 이의를 했는지 남깁니다.
- 영장에 적힌 피의자, 죄명, 장소, 압수할 물건, 유효기간
- 수색한 공간과 시각
- 가져간 서류와 기기
- 현장에서 한 이의와 수사관의 답
대표 자택이나 다른 사업장에서 동시에 집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소마다 응대할 사람과 기록할 사람을 정하고, 끝난 뒤 기록을 서로 맞춥니다.
집행이 끝나면 수사관이 압수목록을 줍니다. 받은 목록과 기록 담당이 적은 메모를 그날 바로 맞춰 보세요. 하루만 지나도 누가 무엇을 봤는지 기억이 흐려집니다.
나머지 직원에게 할 말
다른 직원들에게는 자료 삭제나 반출을 멈추고, 외부 연락은 정해진 창구로만 하라고 알립니다. 영장 집행을 몸으로 막거나 자료를 지우면 공무집행방해나 증거인멸 문제가 새로 생깁니다. 수사관이 현장에서 사건 내용을 물으면 직원은 기억나지 않는 것을 추측으로 답하지 않아도 되고, 정식 조사는 날짜를 정해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영장에 없는 자료를 내 달라는 요청은 임의제출 요청이어서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임의로 낸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될 수 있으니(제218조) 무엇을 낼지는 변호인과 상의해 정하세요. 업무에 꼭 필요한 파일이 있다면 현장에서 사본을 남겨 달라고 요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요청한 사실은 기록해 둡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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