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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증명을 받은 회사가 회신 전에 할 일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29

우체국 등기로 내용증명이 오면 회사 안이 술렁입니다. 상대방이 곧 소송을 걸 것 같고, 당장 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를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일 뿐, 그 자체로 회사에 새 의무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시해도 되는 문서는 아닙니다. 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나 대금을 달라는 청구가 담겨 있다면 그 통지 자체로 법적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읽어야 할 세 가지

  • 상대방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돈, 이행, 해제, 사과)
  • 그 요구의 근거로 든 계약 조항과 사실
  • 상대방이 정한 회신 기한

회신 기한은 상대방이 정한 것이어서 법적 효력은 없습니다. 다만 기한이 지나도록 아무 말이 없으면 상대방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명분을 얻습니다.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면 내용을 검토 중이며 언제까지 답하겠다는 짧은 회신만 먼저 보내도 됩니다.

회신서에 들어가면 곤란한 문장

서둘러 쓴 회신서가 소송에서 상대방 증거로 쓰이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저희도 일부 잘못이 있었던 점은 인정합니다”처럼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고 쓴 문장이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 계약서상 근거, 우리 회사의 요구를 짧게 적고 감정적인 표현은 빼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을 압박하려고 쓴 문장도 조심해야 합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거래처에 사실을 알리겠다거나 형사 고소를 하겠다는 식의 표현은 오히려 협박이나 명예훼손 시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적 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상대방에게 받을 돈이나 상계할 채권이 있다면 회신서에 함께 적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중에 소송으로 가면 그 주장을 언제부터 해 왔는지가 의미를 갖습니다.

회사 이름으로 보낼까, 변호사 이름으로 보낼까

회신서를 회사 명의로 보낼지 변호사 명의로 보낼지도 정해야 합니다. 거래를 계속할 상대라면 회사 명의로 차분하게 보내는 편이 관계를 덜 해칩니다. 상대방이 이미 변호사를 통해 보냈거나 소송을 예고했다면 변호사 명의 회신이 대화의 수준을 맞추는 데 낫습니다.

어느 쪽이든 회신을 쓰기 전에 당시 담당 직원에게 경위를 메모로 받아 두세요. 직원이 바뀌거나 퇴사하면 그 메모가 회사에 남은 기억의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회신하지 않는 것도 선택지입니다

상대방 주장이 근거가 약하고 대응할수록 분쟁이 커질 것 같다면 회신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실과 다른 주장이 아무 반박 없이 쌓이면 나중에 인정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소송으로 갈 가능성과 거래 관계를 함께 놓고 정합니다.

받은 내용증명과 보낸 회신서는 원본을 따로 철해 두세요. 몇 달 뒤 소장이 오면 가장 먼저 다시 꺼내 보는 문서가 이 두 장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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