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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교체 통보, 사직서에 서명하기 전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3

대주주나 투자자에게서 “이번 달까지 정리해 주시죠”라는 말을 들은 대표이사는 대개 두 가지를 동시에 걱정합니다. 버티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밀린 보수와 퇴직금은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이때 상대방이 미리 준비해 온 사직서를 그 자리에서 내미는 경우가 많은데, 서명은 하루만 미뤄 두셔도 됩니다.

사직서는 한 번 내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반면 하루 이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도 대개 받아들입니다. 그 사이 임기와 보수 규정을 확인하고, 사임과 해임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를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사임과 해임은 받을 돈이 다릅니다

임기를 정한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하면, 그 이사는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85조 제1항). 보통 남은 임기 동안 받을 수 있었던 보수가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스스로 사임하면 해임이 아니어서 이 청구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정당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결국 다툼의 대상입니다. 경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거나 신뢰가 깨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보지 않는 편이고, 법령이나 정관 위반 같은 구체적 사유가 있으면 달라집니다. 그래서 회사에 해임 사유를 서면으로 달라고 요청해 두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해임 결의가 실제로 열린다면 의사록에 해임 사유가 어떻게 적혔는지도 확인하세요. 그 문장이 이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정당한 이유를 따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대표이사직과 이사직은 따로 끝납니다

대표이사는 보통 이사회가 정하므로(제389조) 대표이사직만 내려놓게 하는 것은 이사회 결의로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이사 지위가 남아 이사 보수 문제가 따로 생깁니다. 이사직 자체를 해임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이사직을 잃으면 대표이사 자격도 함께 잃습니다.

소집 절차나 결의 요건에 흠이 있으면 결의일부터 2개월 안에 결의취소 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제376조). 버틸지 협상할지를 정하는 데 이 기한도 함께 고려합니다.

등기 임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아니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을 바로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름만 임원이고 실제로는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일했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 그동안 일한 방식도 함께 정리해 둡니다.

지금 챙길 서류

  • 통보한 사람, 날짜, 방식이 남은 메시지와 메일
  • 정관, 임원보수규정, 임원퇴직금규정
  • 선임 당시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
  • 등기부상 임기 만료일
  • 밀린 보수와 약속받은 위로금의 근거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정하지 않았다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므로(제388조), 대주주가 말로 약속한 위로금은 그것만으로 회사에 청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진사임 형식으로 정리하면서 위로금을 받기로 했다면 지급 근거와 시기, 서로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합의서에 들어갔는지 확인하세요.

법인카드 사용 같은 문제로 형사 고소를 하겠다는 압박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산할 부분이 있다면 근거를 남기며 정리하되, 그 압박 때문에 서둘러 사직서에 서명할 일은 아닙니다. 회사 자료는 개인 저장소로 옮기지 말고 반납 목록을 만들어 두세요. 나중에 자료 반출 문제로 엮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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