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민사로 해결하세요”라는 말을 들은 횡령 고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2

회사 돈을 빼돌린 직원을 고소했는데 담당 수사관이 “이건 돈 문제라 민사로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일이 있습니다. 회사로서는 황당합니다. 돈을 가져간 것이 분명한데 왜 범죄가 아니냐는 것이지요.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를 알면 대응할 방향도 보입니다.

왜 그런 말이 나오는가

수사관 눈에 대여금 다툼이나 정산 다툼처럼 보이면 그런 판단이 나옵니다. 직원이 “대표 허락을 받고 빌린 돈”이라거나 “업무에 썼다”고 진술하고, 회사 쪽 자료가 그 진술을 깨지 못하면 그렇습니다. 장부에 가지급금이나 대여금으로 처리돼 있으면 더욱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업무상 보관하던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썼다면 장부에 어떻게 적었든 횡령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거래별로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수사관이 그런 말을 꺼냈다는 것은 아직 결정 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 회사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거나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말하기보다, 무엇이 부족해 보이는지 묻고 그 빈칸을 채우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결정 전이라면 자료를 보완합니다

아직 결정이 나기 전이라면 의견서와 보완 자료를 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고소장을 낼 때는 회사가 당연하다고 여겨 빠뜨린 설명이 수사관에게는 빈칸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출 승인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보여 주는 결재 규정
  • 직원이 주장하는 허락이 없었다는 정황(같은 기간 대표의 메시지, 결재 기록)
  • 돈이 생활비나 가족 계좌로 흘러간 내역
  • 대여라면 있어야 할 이자, 변제 기한, 차용증이 없다는 점

보완 자료는 처음 고소장의 거래표 번호에 맞춰 붙입니다. 새 자료가 어느 거래의 어떤 의문을 풀어 주는지 의견서에 한 줄씩 적어 두면, 수사관이 기록을 다시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됩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면

경찰이 송치하지 않기로 하면 고소인에게 그 취지와 이유를 통지합니다. 고소인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의신청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제1항, 제3항). 이 기한은 2026. 8. 4. 개정으로 새로 생겨 2026. 10. 2. 이후 받은 통지부터 적용되니, 예전처럼 기한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이의신청이 들어가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사건을 공소청(검찰청)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이의신청서에는 불송치 이유를 하나씩 반박하는 내용과 새로 낸 자료를 담습니다. 통지서에 적힌 이유가 짧다면 수사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해 어떤 진술 때문에 그런 판단이 나왔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민사 소송은 형사 절차와 별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 결론을 기다리는 동안 직원 재산이 사라질 수 있으니 가압류로 재산을 묶어 두는 일도 함께 검토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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