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투자계약서의 대표이사 연대책임, 법이 막는 범위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7.24시드 투자 계약서를 처음 받아 본 대표들이 가장 놀라는 조항 중 하나가 이해관계인 조항입니다. 회사가 계약을 어기면 대표이사 개인이 회사와 연대해 투자금 반환이나 주식매수 대금을 물어낸다는 내용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대표 개인 재산까지 걸리는 구조여서, 이 조항을 빼 달라고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법이 정한 원칙과 좁은 예외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은 투자받은 업체가 져야 할 의무를 제3자가 연대해 부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같은 문장의 규정이 투자 주체별로 네 군데 있습니다. 개인투자조합과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제14조, 제52조), 창업기획자(제27조), 벤처투자회사(제39조)입니다. 이 규정들은 2025. 12. 30. 개정되면서 공포한 날부터 시행됐습니다.
예외는 법에 열거돼 있습니다.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 투자금을 납입하게 한 경우, 진술·보장이 거짓으로 확인된 경우, 투자금 용도를 위반한 경우, 계약에 반해 이해관계인이 주식을 처분한 경우 등입니다. 이런 사유가 있고 그 제3자에게 고의나 중과실까지 있어야 연대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두 요건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모든 투자자에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진술·보장 조항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됩니다. 계약서에 진행 중인 분쟁이 없다고 적었는데 실제로는 거래처와 소송 직전이었다면 예외 사유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보낸 진술·보장 목록은 회사의 실제 상황과 한 줄씩 맞춰 보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별첨 예외 목록에 적어 두는 것이 대표 자신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이 금지는 위 네 주체가 투자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개인 엔젤투자자, 다른 법에 따라 투자하는 금융회사, 전략적 투자를 하는 일반 회사와의 계약에는 이 조항이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때는 결국 협상으로 풀어야 합니다.
협상에서도 이 법의 기준은 좋은 근거가 됩니다. 연대책임을 아예 빼기 어렵다면 법이 예외로 든 사유와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로 범위를 좁히고, 책임 금액에 상한을 두는 방향으로 수정안을 냅니다.
- 투자자가 네 주체 가운데 하나인지
- 이해관계인 책임이 붙는 사유가 법의 예외 사유보다 넓지 않은지
- 고의·중과실 요건이 문구에 들어갔는지
- 책임 금액의 상한과 존속 기간
이미 서명한 계약서가 있다면
기존 계약서에 이 조항이 있다면 언제 체결했는지, 투자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따져 볼 내용이 달라집니다. 후속 투자를 앞두고 있다면 새 텀시트를 받는 단계에서 이 조항부터 확인해 두는 편이 협상이 수월합니다.
이 규정이 생겼다고 투자자가 이해관계인 조항을 아예 넣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법의 예외 사유를 그대로 옮겨 적은 조항도 많으니, 문구가 법보다 넓게 쓰였는지를 한 줄씩 비교해 보셔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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