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가 들어간 뒤 달라질 이사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7.16작년 상법 개정은 주로 상장회사 이야기로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은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모든 주식회사 이사에게 적용됩니다. 가족이 대부분 지분을 가진 비상장 회사라도 소수주주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조항을 의식해야 합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개정 전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가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만 정했습니다. 2025. 7. 22. 전부 고쳐 쓴 조항은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로 바뀌었고,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항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이 조항이 새로운 소송 유형을 바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책임을 묻는 상법 제399조, 소수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소를 내는 대표소송(제403조) 같은 기존 수단에서 ‘이사가 주주 전체를 공평하게 대했는가’가 판단 요소로 더 무겁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대표소송의 문턱도 생각보다 낮습니다.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이유를 적은 서면으로 회사에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를 내라고 청구할 수 있고, 회사가 30일 안에 소를 내지 않으면 직접 회사를 위해 소를 낼 수 있습니다(제403조).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으면 30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주주 수가 몇 안 되는 비상장 회사라도 이 요건을 갖춘 주주는 대개 있기 마련입니다.
문제가 되기 쉬운 결정들
- 대주주나 그 특수관계 회사와의 거래 조건을 정하는 결의
- 특정인에게 유리한 가격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
- 소수주주의 지분 가치에 영향을 주는 합병·분할·영업양도
- 대주주 개인 채무를 위한 회사의 담보 제공
이런 결정은 예전에도 배임이나 손해배상 다툼의 단골이었습니다. 개정 이후에는 회사에 손해가 없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다른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사회가 검토했는지가 함께 질문받게 됩니다.
이사회 의사록을 어떻게 남길까
가장 현실적인 대비는 기록입니다. 안건마다 어떤 자료를 받았고, 다른 선택지와 비교했으며, 소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의사록이나 첨부 검토서에 남겨 둡니다. 외부 평가가 필요한 거래라면 평가서를 받은 날짜와 내용도 함께 둡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이사라면 의사록에 이의를 적어 달라고 분명히 요구해야 합니다. 이사회 결의로 회사에 손해가 생기면 찬성한 이사도 책임을 지고,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으면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제399조 제2항·제3항). 개정 조항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해석될지는 앞으로 판례가 쌓여야 알 수 있지만, 기록을 남기는 습관은 지금 바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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