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RCPS 상환청구, 회사에 이익이 없다면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8.08

스타트업 투자에서 상환전환우선주, 흔히 RCPS라고 부르는 주식은 이제 아주 흔한 방식입니다. 투자 당시에는 기업가치와 전환 조건에 관심이 쏠리고, 상환 조건은 형식적인 조항처럼 넘어가기 쉽습니다. 몇 년 뒤 사업이 기대만큼 크지 못한 상태에서 상환청구서가 오면 그제야 이 조항을 다시 읽게 됩니다.

상환의 재원은 회사의 이익입니다

상법 제345조는 상환주식을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종류주식으로 정합니다. 주주가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주식도 정관에 그 뜻과 상환가액, 상환청구기간, 상환 방법을 적어 두어야 발행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이때 이익은 상법 제462조의 배당가능이익, 즉 순자산에서 자본금과 법정 준비금 등을 뺀 금액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정관에 상환 조건이 투자계약서와 다르게 적혀 있거나 아예 빠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환청구권은 정관에 근거를 두고 발행된 종류주식에서 나오므로, 상환청구서를 받으면 계약서보다 정관과 등기부를 먼저 펼쳐 봅니다.

그래서 결손이 쌓인 회사라면 투자자가 상환을 청구해도 곧바로 돈을 돌려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닐 수 있습니다. RCPS 투자자는 주주이지 대여금 채권자가 아니어서, 만기에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대출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그렇다고 끝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투자계약서에는 상환이 늦어질 때의 처리가 따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환하지 못한 금액에 가산금을 붙이거나, 이익이 생기는 대로 먼저 상환하도록 하거나, 이해관계인인 대표에게 주식을 사 가라는 의무를 지우는 식입니다. 이런 약정이 유효한지, 벤처투자법이 막는 범위에 들어가는지는 계약서와 투자자 유형을 함께 놓고 따져야 합니다.

  • 정관의 상환 조건이 투자계약서와 일치하는지
  • 상환청구기간이 언제 시작되는지
  • 최근 결산 기준 배당가능이익
  • 상환 지연 가산금과 이해관계인 책임 조항

상환을 거절당한 투자자가 상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도 쟁점은 상환 당시 회사에 재원이 있었는지, 계약서가 상환 지연에 어떤 효과를 정해 두었는지로 모입니다. 회사로서는 재무제표와 이사회 기록으로 상환이 어려웠던 사정을 보여 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상환청구서를 받았다면

먼저 최근 결산 재무제표로 상환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해 보고, 회사 사정과 상환 가능 시점을 서면으로 설명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전환 조건을 조정하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정리되기도 합니다. 상환 조건은 투자를 받을 때 가장 덜 읽히는 조항이지만, 회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꺼내지는 조항이기도 합니다.

투자를 받는 단계라면 대비는 더 간단합니다. 상환청구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을 사업 계획에 맞게 충분히 뒤로 두고, 상환가액에 붙는 이율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정하고, 상환 지연 때 대표 개인에게 넘어오는 책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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