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공정위 조사 통지, 요구한 만큼 정확하게 내는 법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4.16

많이 내도 걱정, 적게 내도 걱정입니다. 공정위 자료 제출 요구서를 받은 회사는 대개 이 두 마음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너무 적게 내면 숨긴다고 볼까, 너무 많이 내면 다른 문제가 드러날까. 답은 요구한 범위를 정확히 읽고 그 범위 안에서 빠짐없이 내는 것입니다.

통지서에서 먼저 볼 것

통지서에는 근거 법률과 사건명, 자료 제출 기한이 적혀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인지, 하도급법이나 가맹사업법인지에 따라 쟁점이 달라집니다. 신고 사건이라면 신고인과의 거래 내역과 분쟁 경과를 따로 정리해 둡니다.

  • 근거 법률과 사건명
  • 요구 자료 항목과 제출 기한
  • 담당 조사관 이름과 연락처
  • 현장조사라면 조사공문의 조사목적, 기간, 방법

요구 항목이 모호하면 조사관에게 범위를 물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확인한 내용은 메일로 다시 정리해 보내 두면 나중에 무엇을 요구받았는지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요구 범위를 벗어난 자료까지 한꺼번에 내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협조하려는 마음에 관련 폴더를 통째로 넘기면, 이번 사건과 상관없던 거래에서 새 쟁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낼 자료는 항목별로 골라서 내고, 왜 그 자료가 요구 항목에 해당하는지 짧은 설명을 붙입니다.

조사받는 회사에도 권리가 있습니다

조사공무원은 조사목적, 조사기간, 조사방법이 적힌 문서를 발급해야 하고 원칙적으로 정규 근무시간 안에 조사해야 합니다(공정거래법 제81조 제9항, 제82조). 회사와 임직원은 조사와 심의에 변호사를 참여시킬 수 있고(제83조), 정해진 사유가 있으면 조사 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85조).

조사가 길어지며 자료 요구가 계속된다면 받은 공문을 날짜별로 정리하고, 업무 부담이 크면 범위 조정을 서면으로 요청하세요. 현장조사에서 업무용 PC나 메일을 볼 때는 조사공문에 적힌 범위와 관련 있는 자료인지 확인하고, 관련 없는 개인 자료가 섞이면 그 자리에서 의견을 남깁니다.

자료는 목록으로 관리합니다

요구 항목마다 낸 자료와 설명을 붙여 목록으로 관리하면, 나중에 무엇을 언제 냈는지 다툼이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있는 자료를 숨기거나 늦추면 조사방해로 제재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 부서에는 자료 삭제·수정 금지를 공지합니다.

임직원이 진술하게 되면 각자 자기 업무와 기억을 기준으로 준비하게 하고, 모르는 것은 확인 후 답하겠다고 하도록 안내합니다. 진술조서는 끝까지 읽고 다르게 적힌 부분을 고쳐 달라고 요청합니다.

조사가 끝나면 심사보고서를 받고 의견서를 낼 기회가 있습니다.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은 이 단계의 정리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공정위 절차와 별개로 상대방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으니, 조사 대응과 민사 협상을 따로 떼어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도급 거래가 문제라면 이번 기회에 표준 하도급계약서 사용, 단가 조정 절차, 기술자료 요구 서식을 정비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조사 뒤에 회사가 무엇을 고쳤는지는 의견서에서 설명할 수 있는 사정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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