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대표 수사에 직원이 참고인으로 불려 갈 때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6.03대표가 배임으로 고소되면 수사기관은 보통 주변부터 확인합니다. 결재를 올린 직원, 송금을 처리한 경리 담당자, 거래처를 맡았던 영업 담당자가 참고인으로 먼저 불려 갑니다. 회사는 직원이 무슨 말을 할지 걱정되고, 직원은 회사 눈치를 봅니다. 양쪽 모두 불편한 자리입니다.
회사가 해도 되는 일
출석 일정과 조사 절차를 안내하고, 본인이 맡았던 업무 자료를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몇 년 전 일이면 기억이 흐린 것이 자연스러워서, 당시 결재 문서나 메일을 보며 날짜를 확인하는 것은 오히려 정확한 진술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그 자료를 회사가 골라 주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본인이 직접 결재했거나 받은 메일처럼 원래 볼 수 있던 자료를 다시 보는 것과, 회사가 유리한 자료만 추려 건네는 것은 다릅니다. 앞의 것은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고 뒤의 것은 진술을 이끄는 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참고인은 피의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출석 요구를 받는 것이어서(형사소송법 제221조) 피의자처럼 체포를 전제로 한 절차는 아닙니다. 그래도 대부분은 응하는 편이 사건 진행에 낫고, 날짜가 맞지 않으면 조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조사에 걸리는 시간만큼 업무를 빼 주는 것도 회사가 할 수 있는 배려입니다.
넘으면 안 되는 선
회사가 직원에게 할 말을 정해 주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회사가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여러 직원의 진술이 문장까지 똑같으면 수사기관은 오히려 그 부분을 더 깊이 봅니다. 직원에게는 기억나는 대로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면 된다고만 알려 주세요.
조사를 마친 직원에게 무슨 질문을 받았는지 캐묻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직원이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과 회사가 보고를 요구하는 것은 밖에서 보기에 전혀 다르게 비칩니다. 진술한 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피해야 합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직원 진술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겠지만, 회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비는 대표 본인의 방어를 자료로 단단히 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진술은 대부분 객관적인 기록과 맞춰 읽히기 때문에, 기록이 탄탄하면 진술의 작은 차이는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직원에게도 변호인이 필요할 때
참고인으로 불렸지만 실제로는 공범인지 확인하려는 조사인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 지시로 돈을 옮긴 경리 담당자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직원은 회사 쪽 변호인과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어 따로 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 문제 된 거래를 직접 처리했는지
- 지시를 받은 기록이 남아 있는지
- 돈의 일부라도 받은 적이 있는지
위 질문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참고인 조사라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조사 도중 신분이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사 전에 자기 업무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지시받은 메일이나 메신저는 지우지 말고 보관한 채 필요하면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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