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퍼뜨리겠다'는 한 줄이 벌금형 없는 죄가 되는 이유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7.28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뒤 홧김에 "사진 다 뿌린다"고 보냈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퍼뜨릴 생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메시지는 법적으로 일반 협박과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형법 협박죄와 무엇이 다른가

형법 제283조의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벌금형도 있고, 합의가 사건을 끝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같은 협박이라도 무엇을 내세웠는지에 따라 이 구조가 통째로 바뀝니다. 돈을 갚지 않으면 회사에 알리겠다는 말과 사진을 퍼뜨리겠다는 말은 둘 다 협박이지만, 뒤의 것은 특별법이 따로 무겁게 정해 두었습니다.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이나 복제물, 허위영상물을 이용해 협박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이 적용됩니다.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그 협박으로 만남이나 돈을 요구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됩니다. 상습이면 2분의 1까지 가중하고 미수도 처벌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됩니다.

실제로 퍼뜨리지 않았어도

협박죄는 해악을 알리는 것으로 성립합니다. 유포할 생각이 없었다는 사정은 성립을 막기 어렵고, 메시지 전체 맥락과 관계, 발언 경위가 양형에서 다뤄집니다. 다만 협박에 쓰인 촬영물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 촬영물을 내세운 협박이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어 대화 흐름 전체를 확인해야 합니다.

유포는 별개의 죄입니다

실제로 보냈다면 제14조 제2항의 반포·제공이 따로 성립합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 조항은 촬영 당시에는 동의가 있었던 경우, 그리고 상대방이 자기 신체를 직접 찍어 보낸 경우에도 나중에 의사에 반해 퍼뜨리면 처벌한다고 명시합니다. 촬영에 대한 동의와 유포에 대한 동의는 따로 보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퍼뜨린 것이 아니어도 특정한 한 사람에게 건넨 것은 제공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친구 한 명에게만 보냈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보다 양형에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을 보여줬는지 파일을 보냈는지도 쟁점이 됩니다.

  • 보낸 메시지와 촬영물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두기
  • 상대방에게 해명이나 사과 연락을 하지 않기
  • 누구에게 무엇을 보냈는지, 보낸 시각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두기

혐의를 받는 쪽에서 급히 메시지를 지우면 증거인멸로 비치고, 피해자에게 연락하면 추가 협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요구에 응하지 말고 대화 전체와 계정 정보를 남긴 뒤 고소와 삭제 지원을 함께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정이 격한 순간의 한 줄이 사건에서 가장 무거운 혐의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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