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화가 나서 보낸 성적인 욕설도 통신매체이용음란일까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2.03

게임 채팅에서 말다툼을 하다 성적인 욕설을 했는데 통신매체이용음란으로 고소장이 날아왔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당사자는 대개 "야한 말을 하려던 게 아니라 화가 나서 한 욕"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이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는 조문의 목적 요건에서 갈립니다.

목적이 요건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내용이 성적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목적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려고 성적인 단어를 쓴 경우에는 이 목적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들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목적이 있었는지를 두 사람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문제된 한 줄보다 앞뒤 대화 전체가 더 중요한 자료라는 뜻입니다.

다만 목적이 부정된다고 해서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표현의 내용과 전파 범위에 따라 다른 죄가 문제될 수 있고, 민사상 책임도 남습니다. 화가 나서 한 말이라는 주장은 범죄 성립을 다투는 근거이지 면책의 근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도달과 링크

도달은 상대방이 직접 본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실제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둔 경우도 포함합니다. 상대방이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차단된 뒤 전송되지 않은 메시지는 다르게 볼 수 있어 전송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음란한 웹페이지의 링크만 보낸 경우에도 링크의 방식과 내용, 보낸 사람의 의도에 따라 그림이나 영상을 직접 보낸 것과 같이 평가될 수 있습니다. 1:1 대화방이라도 이 죄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질 것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성립에 지장이 없습니다. 전화나 음성 메시지도 말과 음향에 해당합니다.

벌금형과 집행유예의 경계

통신매체이용음란은 벌금형이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에서 빠지지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으면 등록대상이 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단서). 유죄판결이면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부과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처분에 따라 뒤따르는 불이익의 크기가 크게 다릅니다.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이야기가 바뀝니다. 19세 이상인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성적인 대화를 반복했다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가 검토되고, 상대방이 16세 미만이면 그 목적이 없어도 처벌됩니다. 그러니 상대방 나이부터 확인하고, 대화방은 지우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존해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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