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학폭위가 호수를 정할 때 들여다보는 다섯 가지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8.23

심의위원회 결과를 받아 든 부모님들은 대개 호수부터 봅니다. 3호인지 6호인지에 따라 생활기록부 기재와 삭제 시기가 달라지니 당연합니다. 그런데 그 호수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알고 준비한 경우와 모르고 들어간 경우는 심의 당일 대응부터 다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가해학생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할 사항을 다섯 가지로 적어 두었고, 세부 기준은 교육부 고시로 정해 둡니다. 위원들은 이 틀에 맞춰 사실을 평가합니다.

행위 자체를 보는 요소

첫째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입니다. 심각성은 다친 정도와 피해의 크기를, 지속성은 같은 학생을 상대로 얼마 동안 반복됐는지를, 고의성은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이었는지를 봅니다. 셋 가운데 지속성은 날짜 기록 하나로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요소라서, 양쪽 모두 시간표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고의성은 아이의 속마음을 직접 보여 줄 수 없어서 주변 사정으로 판단합니다. 미리 말을 맞췄는지, 도구를 준비했는지, 상대가 그만하라고 한 뒤에도 이어 갔는지 같은 사정입니다. 반대로 순간적인 말다툼 끝에 생긴 일이라면 그 전후 대화가 우발성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행위 이후를 보는 요소

둘째는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셋째는 해당 조치로 기대할 수 있는 선도 가능성, 넷째는 양쪽 학생과 보호자 사이의 화해 정도입니다. 이 셋은 사건이 끝난 뒤의 시간에서 나옵니다. 사과를 언제 어떻게 했는지, 상담이나 교육에 스스로 참여했는지, 보호자가 어떤 생활지도 계획을 세웠는지가 근거가 됩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 부분까지 모두 부인하면 반성 정도에서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투어야 할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나누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선도 가능성은 '이 아이가 이 조치로 달라질 수 있는가'를 묻는 요소입니다. 위원들은 아이의 답변 태도와 보호자의 계획을 함께 봅니다. 보호자가 심의 자리에서 상대 학생 탓을 길게 하면, 아이를 지도할 사람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나 이 요소에서 불리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피해학생이 누구인지를 보는 요소

다섯째는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입니다. 교육부 안내는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이고 가해학생이 장애가 없는 경우 더 엄격하게 심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의견서도 이 순서로 씁니다

  • 사안조사 보고서에서 맞는 부분과 다른 부분을 먼저 밝힙니다
  • 다른 부분마다 대화, 사진, 진술서 같은 근거를 번호로 붙입니다
  • 반성과 화해는 날짜가 있는 자료로 보여 줍니다
  • 보호자의 지도 계획은 누가, 언제, 무엇을 할지 구체적으로 씁니다

위원들이 받는 인상도 결국 이 요소들 위에 쌓입니다. 감정을 호소하기보다 요소마다 어떤 사실이 있는지를 보여 주는 의견서가 짧은 심의 시간 안에 더 잘 읽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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