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게임 채팅 욕설로 고소당했다면, 합의금부터 보내지 마세요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09새벽까지 이어진 게임 한 판, 채팅창에 오간 욕설 몇 마디. 며칠 뒤 상대에게서 고소장을 냈다는 메시지와 함께 합의금 액수가 날아옵니다. 겁이 나서 그날 바로 돈을 보내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기 전에 확인할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모욕죄의 두 관문, 공연성과 특정성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면 성립하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311조). 공연성은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러 명이 있는 단톡방이나 공개 채팅은 공연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둘만 있는 1:1 대화방의 욕설은 공연성이 없어 모욕죄가 되기 어렵습니다. 세 명 정도가 있는 작은 방이라면 참여자들의 관계와 대화가 바깥으로 퍼질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합니다.
특정성은 그 욕설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주변 사람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아이디만 보이는 게임이나 익명 커뮤니티라면, 그 아이디가 현실의 누구인지 다른 이용자들이 알아볼 수 없을 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일부러 욕설을 유도한 뒤 채팅창에 자기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고소와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알려져 있습니다. 채팅에 정보를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특정성이 바로 인정되지는 않으니, 그 판의 채팅 흐름 전체를 캡처해 두세요.
고소장을 냈다는 메시지와 함께 계좌번호가 왔다면, 실제로 고소가 접수됐는지부터 확인해 볼 일입니다. 경찰에서 연락이 오기 전이라면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욕설과 무례한 말은 구별됩니다
모욕은 사실을 들지 않고 사람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거칠고 무례한 말이라도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가 아니라면 모욕으로 보지 않은 판단들이 있습니다. 어떤 단어를 썼는지만큼 상대가 먼저 도발했는지, 일회성이었는지 같은 앞뒤 맥락이 중요합니다.
온라인이라고 더 무겁게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정보통신망법에는 명예훼손을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은 있지만 모욕을 따로 가중하는 조항은 없어서, 인터넷에서 한 욕설도 형법 제311조가 적용됩니다.
친고죄라는 점이 만드는 차이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 그래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고(형사소송법 제230조), 고소인이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고소를 취소하면 사건이 끝나며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합니다(제232조). 욕설을 들은 쪽이라면 반대로 이 6개월이 빠듯할 수 있으니, 상대를 특정할 자료와 대화 캡처를 일찍 모아 두셔야 합니다.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순서는 성립 여부를 먼저 따지고, 성립 가능성이 높을 때 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하기로 했다면 합의서에 고소를 취소한다는 문구를 꼭 넣으세요. 고소가 취소되면 경찰 단계에서는 불송치, 기소 뒤에는 공소기각으로 끝나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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