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1인 1개설 원칙, 분원과 네트워크 병원의 경계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9.28

진료가 자리를 잡으면 두 번째 의원을 생각하게 됩니다. 믿을 만한 후배를 원장으로 세우고 자금과 운영은 본인이 돕는 방식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구조입니다. 의료법은 바로 이 구조를 겨냥한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어떠한 명목으로도'의 의미

의료법 제33조 제8항은 의료인이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개설 신고서에 다른 원장 이름이 올라가 있어도, 실제로 자금을 대고 인사와 수익을 결정했다면 운영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제87조의2 제2항).

같은 구조는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지 못하게 한 제4조 제2항 위반도 됩니다. 이 경우 의료업 정지나 개설허가 취소·폐쇄 처분 사유가 되고(제64조), 요양급여비용 징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후배 원장 역시 함께 수사 대상이 됩니다.

투자와 자문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네트워크 병원에 지분을 넣거나 경영 자문을 하는 것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판단의 기준은 각 의원의 원장이 진료와 운영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지, 수익이 어디로 모이는지입니다. 아래 항목에서 본원 원장의 이름이 반복해 나온다면 구조를 다시 짜야 합니다.

  • 각 의원의 통장과 인감, 공인인증서를 누가 관리하는지
  • 직원 채용과 급여 결정, 장비 구매를 누가 결재하는지
  • 수익이 컨설팅비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한곳에 모이는지
  • 명의 원장이 고정급만 받고 운영 결정에서 빠져 있는지

브랜드와 교육, 공동 구매 정도를 나누는 느슨한 협력과, 경영 전반을 사실상 지배하는 관계는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계약서 문구보다 실제로 돈과 결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수사에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공동개원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여러 의사가 한 의료기관을 함께 개설하는 공동개원은 1인 1개설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 출자도 운영 참여도 없이 이름만 올린 공동개설자가 있다면 명의를 빌린 운영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동업계약서에 지분, 손익 배분, 의사결정 방법, 탈퇴 정산을 적어 두고 실제로 그대로 운영해야 나중에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공동개설자 한 명이 빠질 때도 지분 정산과 개설자 변경 절차를 함께 밟아야 합니다.

명의 원장으로 제안을 받은 쪽도 따져 볼 것이 있습니다. 고정급과 직함만 받고 결재 권한이 없는 자리라면, 나중에 수사에서 이름만 빌려준 원장으로 평가될 위험을 함께 떠안게 됩니다. 제안서의 급여 조건보다 통장과 인사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세요. 분원을 구상하는 쪽이라면 계약서를 쓰기 전에 자금 흐름과 결재 권한부터 그려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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