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회생 상담 전에 빚 목록 한 장만 만들어 오세요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3.02"빚이 모두 얼마나 되세요?" 첫 상담에서 이 질문에 바로 답하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카드 세 장, 은행 대출 하나, 앱으로 받은 소액대출 몇 건이 섞이면 본인도 합계를 모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담 시간을 숫자 맞추는 데 다 쓰지 않으려면 오시기 전에 한 장짜리 목록을 만들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목록에는 다섯 칸이면 충분합니다
채권자 이름, 남은 금액, 처음 빌린 때, 마지막으로 갚은 때, 담보나 보증이 있는지만 적으면 됩니다. 금액은 원 단위까지 맞출 필요가 없고 앱 화면을 캡처해 오셔도 됩니다. 처음 보는 회사에서 독촉이 온다면 원래 금융회사가 채권을 넘긴 것일 수 있으니 두 이름을 함께 적어 주세요.
금리와 연체 여부도 적어 두면 더 좋습니다. 연체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됐는지에 따라 신용회복위원회 제도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지, 법원 절차가 필요한지가 갈립니다. 아직 연체 전이라면 그 사실도 분명히 적어 주세요. 개인회생은 연체가 없어도 갚지 못할 염려가 있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 제1호).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돈도 빠뜨리면 안 됩니다. 개인회생에서는 채권자목록에 적지 않은 빚이 면책되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625조 제2항 제1호). 미안한 마음에 지인 빚만 빼고 싶어 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그 빚만 고스란히 남습니다.
최근 1년의 큰돈은 따로 표시합니다
목록과 함께 최근 1년 통장 거래내역을 은행 앱에서 PDF로 받아 오시면 좋습니다. 수백만 원 단위로 돈이 오간 날에는 옆에 이유를 짧게 적어 두세요. 법원은 신청 직전에 받은 대출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거의 빠짐없이 묻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해 두는 셈입니다.
이 표시가 있으면 상담 자리에서 변제금이 대략 어느 정도일지까지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거래가 눈에 띄면 그것부터 어떻게 소명할지 같이 정합니다.
주식이나 코인 손실, 도박처럼 말하기 꺼려지는 사정이 있다면 그것도 목록 옆에 적어 오세요. 빚이 생긴 원인만으로 개인회생 신청이 막히지는 않지만, 법원이 사용처를 더 자세히 묻기 때문에 처음부터 알고 준비하는 것과 보정에서 처음 드러나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함께 챙기면 좋은 서류
- 최근 3개월 급여명세서나 매출 자료
- 임대차계약서와 자동차·보험 내역
- 압류결정문, 지급명령, 소장처럼 법원에서 온 서류(봉투째)
- 가족이 보증을 섰다면 그 보증 서류
자료가 다 모이지 않았다고 상담을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빈칸이 있는 목록이라도 어디가 비었는지 보이면 다음에 무엇을 떼야 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소득에 비해 빚이 크지 않고 대부분 금융회사 빚이라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이 더 맞을 수 있어, 그 목록을 놓고 그쪽도 함께 따져 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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