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주채무자가 면책받으면 보증인 빚도 사라질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4.15가족이나 친구 대출에 보증을 선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빌린 사람이 개인회생을 했다는데 이제 나는 괜찮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반대입니다. 주채무자의 회생이나 면책은 보증인의 책임을 줄여 주지 않고, 오히려 그때부터 독촉이 보증인에게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책은 보증인에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개인회생 면책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보증인이나 채무자와 함께 채무를 진 사람에게 가지는 권리, 채권자를 위해 제공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5조 제3항). 파산 면책도 같습니다(제567조). 주채무자에게 금지명령이나 개시결정이 나면 주채무자에 대한 추심은 멈추지만, 보증인에게 청구하는 것까지 막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주채무자의 회생 소식을 들으면 보증인은 자신에게 청구가 올 시점과 금액부터 계산해 봐야 합니다. 주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라 실제로 갚은 금액은 빼고 청구해야 하므로 남은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고, 소멸시효가 지났는지도 함께 봅니다.
보증인이 직접 신청할 때
보증 채무가 감당할 수준을 넘는다면 보증인 자신의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검토합니다. 이때 놓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지금 잘 갚고 있어도 보증채무는 보증인의 채무입니다. 개인회생에서 채권자목록에 적지 않은 채권은 면책되지 않으므로(제625조 제2항 제1호), 아직 청구받지 않았더라도 보증 사실을 찾아 목록에 올려야 합니다.
이런 채권은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변제를 마칠 때까지 확정되지 않은 채권이 있으면 그 몫으로 떼어 둔 돈을 다른 채권자에게 나눠 준 뒤 면책절차를 진행합니다(실무준칙 제452호). 주채무자와 보증인이 함께 절차를 밟는다면 보증인 사건을 주채무자 사건이 계속 중인 회생법원에 낼 수도 있습니다(제3조 제3항 제3호).
갚기 전에 따져 볼 것
보증은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해야 효력이 생기고, 전자적 형태로 한 보증은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도장만 찍어 줬다거나 서면이 없다면 효력부터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보증인이 이미 보증채무를 이행했다면 그 한도에서는 방식의 흠을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3항). 갚기 전에 먼저 따져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신 갚았다면 주채무자에게 그 돈을 돌려 달라고 할 구상권이 생깁니다(민법 제441조). 주채무자가 회생 중이라면 이 구상권도 주채무자의 절차 안에서 다뤄지므로 사건 진행 상황과 채권자목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거꾸로 보증인이 회생을 해도 주채무자의 빚 자체는 줄지 않고, 보증인이 실제로 갚은 만큼만 줄어든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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