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세금과 건강보험료는 회생·파산에서 왜 따로 노나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3.30

빚 목록을 정리하다 보면 마지막에 꼭 남는 줄이 있습니다. 밀린 종합소득세, 부가세, 지역 건강보험료입니다. 이것도 줄어드느냐고 물으시면 답은 대체로 아니오에 가깝습니다. 세금과 공과금은 다른 빚보다 먼저 걷는 채권이라 회생과 파산에서도 따로 다뤄집니다.

개인회생에서는 줄지 않고 나눠 냅니다

변제계획에는 개인회생재단채권과 일반의 우선권 있는 개인회생채권을 전액 변제하는 내용을 넣어야 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1조 제1항 제2호). 국세, 지방세, 건강보험료처럼 일반 채권보다 우선하는 채권은 원금을 깎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대신 한꺼번에 내지 않고 변제기간 동안 나눠 낼 수 있어, 실무에서는 우선 채권을 앞 회차에 먼저 갚고 남은 기간에 일반 채권을 갚도록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납액이 커서 원칙인 3년 안에 다 갚기 어렵다면 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함께 봅니다.

개시결정 당시 아직 납부기한이 오지 않은 부가세나 원천세는 성격이 또 다릅니다. 이런 세금은 개인회생재단채권이라 변제계획과 별도로 제때 내야 합니다(제583조 제1항 제2호). 사업을 계속하는 분이 회생 중에 새 체납을 만들면 계획 자체가 흔들립니다.

압류는 멈출 수 있습니다

줄지는 않아도 체납처분은 멈출 수 있습니다. 세무서나 건강보험공단의 압류도 금지·중지명령과 개시결정의 대상입니다(제593조 제1항 제5호, 제600조 제1항 제4호). 통장이나 급여가 체납처분으로 묶였다면 신청할 때 중지명령을 함께 구합니다. 다만 법원은 징수기관의 의견을 듣고 정하므로 납부 계획을 같이 보여 주는 편이 좋습니다.

파산을 해도 세금은 남습니다

개인파산에서 조세는 면책되지 않습니다(제566조 제1호). 국세징수법 등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과 국세징수의 예에 따라 징수하는 청구권으로서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은 재단채권으로 다뤄집니다(제473조 제2호). 건강보험료처럼 국세징수의 예에 따라 걷는 공과금도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개인회생 면책에서도 조세 등은 면책 대상에서 빠집니다(제625조 제2항).

그래서 체납 세금이 빚의 대부분이라면 파산의 실익이 작습니다. 다른 빚을 정리하고 세금은 분할 납부로 감당할지, 개인회생 계획 안에 넣어 나눠 낼지를 비교합니다. 체납 세금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의 대상도 아니어서, 어느 길을 택하든 세금 부분은 따로 계획해야 합니다.

신청 직전에 남은 돈으로 세금부터 다 내야 하느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세금은 계획 안에서 전액 갚는 것으로 정하면 되고, 신청 직전 무엇을 먼저 갚을지는 다른 채권자와의 형평 문제가 있어 미리 따져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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