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채권자집회 날, 법원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4.18개시결정문에는 채권자집회 날짜가 적혀 있습니다. 이 날짜를 본 순간부터 잠을 설치는 분이 많습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를 추궁하는 장면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집회는 대부분 그보다 훨씬 조용하게 끝납니다.
언제, 어떻게 열리나
집회는 채권자 이의기간 말일부터 2주 이상 1개월 이하 사이에 열립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6조 제2항 제2호). 법정이나 회의실에 같은 날 집회가 잡힌 여러 채무자가 함께 기다리다 이름이 불리면 앞으로 나가는 방식이 많습니다. 한 사람에게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채권자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때는 회생위원이 납부 상황과 변제계획을 확인하고 채무자에게 몇 가지를 물은 뒤 끝납니다. 주소가 바뀌면 신고해야 한다는 것처럼 앞으로 지킬 의무도 이 자리에서 안내받습니다.
회생위원이 자주 묻는 것은 지금 다니는 직장과 월급이 신청 때와 같은지, 변제금을 계속 낼 수 있는지, 최근 새로 받은 대출은 없는지 정도입니다. 답이 신청서와 다르다면 그 자리에서 숨기지 말고 사정을 설명하는 편이 낫습니다. 바뀐 내용은 집회 뒤에 자료로 보완하게 됩니다.
채권자가 나와 이의를 말하면
채무자는 채권자가 요구하면 변제계획을 설명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613조 제2항). 채권자가 이의를 말하면 법원은 가용소득을 모두 변제에 넣었는지, 최저변제액 기준을 지켰는지까지 보고 인가 여부를 정합니다(같은 법 제614조 제2항). 질문을 받으면 신청서에 적은 내용과 다르게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짐작으로 답하지 말고 확인해서 알려 드리겠다고 하면 됩니다.
가져갈 것과 미리 할 일
- 신분증과 개시결정문
- 지금까지 낸 변제금 납부 내역
- 신청서와 변제계획안 사본(전날 한 번 다시 읽기)
- 소득이나 주소가 바뀌었다면 그 자료
집회 전까지 밀린 변제금이 있다면 먼저 채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집회에서 가장 자주 확인하는 것이 납부 상황이고, 미납이 쌓인 채 집회를 맞으면 인가가 미뤄지거나 폐지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나가지 못하게 됐다면
정당한 사유 없이 집회에 나가지 않으면 절차가 폐지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620조 제2항 제2호). 서울회생법원은 한 번 나오지 않으면 새 기일을 잡아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두 번 나오지 않거나 한 번 불출석에 3개월분 이상 미납이 겹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폐지합니다(실무준칙 제432호). 입원이나 피할 수 없는 일정이 있다면 미리 알리고 소명 자료를 내야 합니다.
평일 하루를 비워야 하니 회사에는 개인 일정으로 연차를 쓰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리인이 있다면 집회 전에 나올 만한 질문을 함께 정리해 두면 당일 긴장이 훨씬 덜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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