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돈 빌려 간 친구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는 서류를 받았다면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4.25

몇 년 전 빌려준 돈을 아직 받지 못했는데, 어느 날 법원 등기로 그 친구의 개인회생 서류가 옵니다. 말 한마디 없이 이럴 수 있느냐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는 분이 많습니다. 서운한 마음은 당연하지만, 이 서류에는 기한이 붙어 있어 먼저 날짜부터 세셔야 합니다.

서류에서 확인할 것

  • 개시결정문에 적힌 이의기간 마지막 날
  • 채권자집회 날짜와 장소
  • 채권자목록에 적힌 내 채권의 금액과 원인
  • 보증인이나 담보가 있는지

서류를 받은 날을 적고, 이의기간 마지막 날과 집회 날짜를 달력에 표시하세요. 차용증, 이체 내역, 문자 대화도 한곳에 모아 둡니다.

개시결정문에 적힌 금액이 개시결정 전날까지의 이자를 반영한 것인지도 살펴보세요. 개시결정 뒤에 생기는 이자는 후순위 채권으로 밀리기 때문에(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1조 제2항, 제446조) 보통 개시결정 전날까지 계산한 원금과 이자를 기준으로 다툽니다. 계산 기준일을 밝힌 표를 붙이면 법원이 판단하기 쉽습니다.

지금은 직접 연락하지 마세요

개시결정이 나면 목록에 적힌 채권으로 강제집행을 하거나 변제를 요구하는 것이 금지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00조 제1항). 화가 난다고 친구에게 연락해 돈을 달라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법원 절차 안에서 하는 것이 맞습니다.

금액이 틀렸다면 이의기간 안에

목록의 금액이 실제와 다르면 이의기간 안에 서면으로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합니다(같은 법 제604조 제1항). 이때 절차 비용을 미리 내야 하고, 내지 않으면 각하됩니다(같은 조 제4항). 이의기간이 지나면 목록에 적힌 대로 채권이 확정됩니다(같은 법 제603조 제1항). 이미 소송을 하던 중이라면 새로 신청하지 않고 그 소송을 조사확정의 소로 바꿔야 합니다(같은 법 제604조 제2항).

목록에 내 이름이 아예 없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목록에 없는 채권은 개인회생 면책의 효력을 받지 않지만(같은 법 제625조 제2항 제1호), 채무자가 인가 전에 목록 수정을 신청할 수도 있으니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대응합니다.

집회와 그 뒤

집회에 꼭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제계획에 이의가 있다면 집회에서 진술해야 법원이 가용소득을 모두 넣었는지 등을 더 엄격하게 봅니다(같은 법 제613조, 제614조 제2항). 친구가 신청 직전에 재산을 가족에게 넘기거나 몇몇 채권자에게만 갚은 정황이 있다면, 법원에 부인권 행사를 명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84조 제3항). 개시결정일부터 1년이 지나면 할 수 없으니 정황을 알게 되면 바로 자료를 모으세요(같은 조 제5항).

인가가 나면 회생위원이 변제금을 모아 나눠 보냅니다. 변제금이 몇 달째 들어오지 않으면 친구를 독촉하기보다 회생위원에게 알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속여 빌려 갔다는 자료가 있다면 형사 고소나 비면책 여부를 따져 볼 수 있지만, 사실관계가 갖춰졌을 때 신중히 판단할 일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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