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주식·코인 빚과 도박 빚, 법원은 같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6.20

2022. 7. 1. 서울회생법원에서 눈여겨볼 기준 하나가 시행됐습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잃은 돈을 청산가치에 더하지 않는다는 실무준칙 제408호입니다. 그 뒤로 투자 빚도 정리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대개 된다고 답합니다. 다만 같은 빚이라도 도박이라면, 그리고 개인회생이 아니라 파산이라면 법원이 들여다보는 지점이 달라집니다.

개인회생은 빚의 원인으로 막지 않습니다

개인회생 기각 사유에는 빚이 생긴 원인을 이유로 한 항목이 없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소득이 있고 채무가 한도 안이라면 투자 빚도, 도박 빚도 변제계획에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서류를 허위로 내거나 신청이 성실하지 않으면 기각될 수 있으므로(같은 조 제2호, 제7호) 경위를 감추는 것은 금물입니다.

쟁점은 청산가치입니다. 준칙 제408호는 주식·가상화폐 투자로 생긴 손실금을 채무자가 파산할 때 배당받을 총액을 계산하면서 고려하지 않도록 정하면서, 투자 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숨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지금 계좌에 남은 주식과 코인은 당연히 재산이고, 신청 직전 잔고를 다른 계좌로 옮기면 바로 이 예외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다른 법원은 기준이 다를 수 있어 관할부터 확인합니다. 채권자가 이의하면 가용소득 전부를 내는 계획인지 등 인가 요건을 더 엄격하게 본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제614조 제2항).

도박은 이 준칙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한 돈은 아직 남아 있는 재산처럼 보아 청산가치에 반영될 수 있어서, 거래내역으로 실제로 잃은 돈이라는 흐름을 보여 주는 일이 투자 사건보다 더 중요해집니다.

파산에서는 면책불허가 사유와 마주합니다

개인파산은 과다한 낭비·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로 재산을 현저히 줄이거나 과대한 채무를 진 사실을 면책불허가 사유로 둡니다(제564조 제1항 제6호). 도박은 조문에 이름이 적혀 있지만, 투자 손실은 곧바로 사행행위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소득에 비해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빌린 돈으로 했는지, 손실 뒤에도 반복했는지를 따져 봅니다.

사유에 해당해도 법원은 경위와 사정을 보고 면책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대법원도 면책불허가 사유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4. 3. 14.자 2023마6044 결정). 언제 시작해서 언제 멈췄는지, 치료나 상담을 받았는지,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는 것이 재량면책의 출발점입니다.

어느 쪽이든 피해야 할 것

신청을 준비하면서 투자를 이어 가는 일, 남은 잔고를 가족에게 옮기는 일, 진술서에 도박 사실을 빼고 생활비로 썼다고 적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거래내역과 맞지 않는 진술은 그 자체로 개인회생 기각 사유나 파산 면책불허가 사유가 됩니다. 소득이 있다면 개인회생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고, 소득이 없어 파산을 택한다면 재량면책 준비부터 시작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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