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끝까지 다 못 갚아도 면책되는 길, 특별면책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6.28개인회생은 변제를 모두 마쳐야 면책받는 절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법은 끝까지 갚지 못한 채무자에게도 면책의 문을 하나 남겨 두었습니다. 실무에서 특별면책이라고 부르는 제도입니다.
세 가지 요건이 모두 필요합니다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추면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뒤 면책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2항).
-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을 것
- 채권자들이 면책결정일까지 받은 금액이 채무자가 파산했을 때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않을 것
-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
첫째 요건의 사유는 중병, 장애, 사고처럼 본인이 어쩔 수 없었던 사정을 말합니다. 씀씀이를 줄이지 못했다거나 새 빚을 져서 못 냈다는 사정은 여기에 들기 어렵습니다. 둘째 요건은 결국 청산가치 문제여서, 재산이 거의 없는 분일수록, 그리고 이미 낸 회차가 많을수록 채우기 쉽습니다.
법원이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는 것은 채권자 입장에서 남은 회차를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청서에는 갚지 못하게 된 사정이 언제, 왜 생겼는지와 앞으로도 회복이 어렵다는 근거를 진단서, 장애 판정, 퇴직 경위 자료로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그동안 밀리지 않고 낸 납부 내역도 성실성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변경이 먼저입니다
셋째 요건 때문에 특별면책은 변경안을 먼저 따져 본 다음 순서로 옵니다. 소득이 줄었어도 월 변제금을 낮추거나 기간을 조정해 계속할 수 있다면 변경안을 냅니다(제619조). 서울회생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변제 완료 3개월 전까지 변경안을 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실무준칙 제442호). 소득이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변경도 의미가 없을 때 비로소 특별면책을 구합니다.
폐지결정이 확정되면 늦습니다
시기가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개인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되면 절차가 끝나고, 특별면책은 절차가 진행 중인 것을 전제로 하므로 그 전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7. 12.자 2012마811 결정). 변제금이 밀려 폐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면, 그때가 특별면책을 검토할 마지막 시점일 수 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인가된 변제를 3개월분 이상 지체한 사건을 따로 관리하며 회생위원이 채무자에게 연락하고 진술서를 받습니다(실무준칙 제441호). 연락이 끊기거나 진술서를 내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폐지로 갑니다. 진단서와 소득 자료를 갖춰 먼저 사정을 알리면 변경, 특별면책, 개인파산 가운데 길을 고를 시간이 생깁니다.
특별면책도 면책이라 효력의 한계는 같습니다. 채권자목록에 적지 않은 채권, 세금 같은 조세채권 일부, 벌금, 양육비 등은 남고(제625조 제2항), 보증인의 책임도 그대로입니다(같은 조 제3항).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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