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금지명령을 받았는데 왜 압류가 그대로일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1.15개인회생을 신청하고 금지명령까지 받았는데 통장은 여전히 묶여 있다며 당황해 연락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절차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개인회생에서 강제집행을 막는 장치는 단계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각각 멈추는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금지명령과 중지명령
법원은 개인회생 신청이 있으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개시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변제를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 체납처분의 중지나 금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3조). 금지명령은 앞으로 들어올 압류와 독촉을 막고, 중지명령은 이미 시작된 강제집행을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통장이나 급여가 이미 압류됐다면 금지명령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압류 사건을 특정해 중지명령을 따로 구해야 합니다.
두 명령 모두 법원이 필요하다고 볼 때 내리는 결정이라 신청만으로 당연히 나오지는 않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인지액과 송달료가 납부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접수일부터 3일 안에 발령 여부를 정하도록 운영합니다(실무준칙 제403호). 결정문이 채권자에게 송달되어야 효력이 미치므로, 그 사이 대출 은행 계좌에 남은 돈은 상계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개시결정과 인가결정
개시결정이 나면 채권자목록에 적은 채권에 의한 강제집행과 변제 요구가 중지·금지되고, 담보권 실행 경매는 인가결정일이나 폐지결정 확정일 중 먼저 오는 날까지 중지·금지됩니다(제600조). 이때도 압류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아서, 회사는 압류된 부분을 채권자에게 보내지 않고 따로 쌓아 두게 됩니다.
압류가 효력을 잃는 것은 변제계획 인가 때입니다. 인가결정이 있으면 중지돼 있던 개인회생채권에 기한 강제집행·가압류·가처분은 효력을 잃습니다(제615조 제3항). 그래도 저절로 풀리지는 않아서, 인가결정문을 붙여 압류를 한 집행법원에 해제를 신청해야 회사와 은행에 해제 통지가 갑니다. 압류가 여러 건이면 사건마다 따로 신청합니다.
이 장치들이 막지 못하는 것
채권자목록에 적지 않은 채권에는 개시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고, 소송행위는 중지 대상에서 빠져 있어 소송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담보권자는 인가 뒤 경매를 다시 진행할 수 있으니, 집을 지키려면 담보채무를 어떻게 갚을지 따로 정해야 합니다. 보증인에게 청구하는 것도 막지 못합니다.
세금 체납으로 걸린 압류도 금지·중지명령과 개시결정의 대상입니다(제593조 제1항 제5호, 제600조 제1항 제4호). 다만 법원은 징수기관의 의견을 듣고, 조세는 변제계획에서 전액 갚아야 하는 채권이라 압류를 멈추더라도 납부 계획이 함께 서 있어야 합니다.
어느 단계에서 무엇이 멈추는지 알고 있어야 통장 관리와 생활비 계획을 그에 맞춰 세울 수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을 때마다 어디에 내야 효력이 생기는지도 함께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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