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추심과 압류, 법이 대신 그어 둔 선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04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어떤 방식의 독촉이든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심에는 법이 그어 둔 선이 있고, 압류할 수 있는 돈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기 전이라도 쓸 수 있는 장치들입니다.
변호사 선임 통지로 멈추는 연락
채무자가 변호사를 채권추심에 응할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서면으로 알리면, 대부업자 등 법이 정한 채권추심자는 채무자를 방문하거나 직접 연락할 수 없습니다(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8조의2). 그 뒤의 연락은 변호사에게 갑니다. 다만 여신금융기관, 채권추심회사, 자산관리자, 일반 금전대여 채권자 등은 이 조항에서 빠져 있습니다. 은행이나 카드사의 독촉은 이 통지로 멈추지 않고, 개인회생 신청과 함께 금지명령을 구해 대응합니다.
누구에게나 금지되는 추심
채권자가 누구든 넘어서는 안 되는 선도 있습니다. 폭행·협박,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하거나 밤 9시부터 아침 8시 사이에 연락해 불안감을 주는 행위, 갚을 의무가 없는 가족 등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는 행위, 직장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빚을 공연히 알리는 행위가 금지됩니다(같은 법 제9조). 이를 어긴 추심은 처벌 대상입니다(제15조). 통화 목록과 문자를 날짜별로 남겨 두면 신고에도, 나중에 채권자목록을 만드는 데도 쓰입니다.
압류할 수 없는 돈
급여는 원칙적으로 2분의 1이 압류금지이고, 그 금액이 월 250만 원에 못 미치면 250만 원까지는 압류할 수 없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퇴직금도 2분의 1은 압류할 수 없습니다(같은 항 제5호). 급여가 아주 많은 경우에는 따로 정한 상한이 적용됩니다.
통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급여가 일반 계좌에 들어오면 예금이 되어 압류될 수 있고, 개인별 예금 잔액 250만 원 이하 부분만 보호됩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월급날 급여가 통째로 묶이는 일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026. 2. 1.부터는 생계비계좌가 생겼습니다. 한 사람당 전 금융권에서 하나만 만들 수 있고, 이 계좌에 예치된 돈은 압류할 수 없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 제246조의2). 예치액과 한 달 입금액이 각각 250만 원을 넘지 않게 관리됩니다. 앞으로 들어올 급여를 받는 용도의 계좌이지, 다른 통장의 돈을 몰아 옮기는 곳이 아닙니다. 회생이나 파산을 앞두고 재산을 옮긴 기록은 오히려 의심을 삽니다.
이미 압류된 통장에 압류금지 금액이 묶여 있다면 집행법원에 압류명령 범위를 줄여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 이런 장치로 숨을 돌린 뒤에는 빚 자체를 정리할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협약 금융회사 빚이 대부분이고 연체가 짧다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압류가 이미 여러 건이라면 개인회생을 먼저 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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