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연체가 시작되기 전에 급여 통장부터 옮기세요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24회생 상담에서 의외로 먼저 하는 이야기가 통장입니다. 연체가 시작되면 대출이 있는 은행은 그 은행 계좌에 들어온 돈을 대출금과 상계할 수 있습니다. 월급날 아침에 급여가 들어왔다가 그대로 빠져나가는 일이 실제로 생기는 이유입니다.
결제일 전에 해 둘 일
- 급여가 들어오는 계좌가 대출이나 카드 빚이 있는 금융기관인지 확인하기
- 대출이 없는 금융기관에 새 계좌를 만들고 회사에 급여 계좌 변경 신청하기
-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공과금, 보험료, 통신비를 새 계좌로 옮기기
- 대출이 있는 은행 계좌에는 잔액을 남겨 두지 않기
회사에는 급여 계좌를 바꾼다는 신청만 하면 되고 이유를 밝힐 필요는 없습니다. 자동이체를 옮겨 두지 않으면 옛 계좌에서 출금이 실패해 연체가 하나 더 생기니 같이 정리하세요.
급여가 이미 압류됐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법원 결정이 회사로 가서 회사가 급여에서 바로 떼어 두기 때문에 계좌를 바꿔도 그 부분은 막을 수 없습니다. 이때는 계좌 정리보다 개인회생 신청과 중지명령을 서두르는 쪽으로 순서가 바뀝니다. 급여의 2분의 1은 압류할 수 없고 그 금액이 월 250만 원에 못 미치면 250만 원까지는 보호된다는 점(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시행령 제3조)도 함께 알아 두세요.
생계비계좌를 하나 만들어 두세요
2026년 2월부터 생계비계좌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 계좌에 예치된 돈은 처음부터 압류할 수 없고(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 예치액과 한 달 입금액이 각각 250만 원을 넘지 않게 관리됩니다(같은 법 제246조의2, 시행령). 은행, 저축은행, 농협·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에서 한 사람당 하나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계좌는 앞으로 들어올 급여를 받는 용도로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통장에 있던 돈을 한꺼번에 옮기면 회생이나 파산을 앞두고 재산을 옮긴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생계비계좌를 만들 때도 대출이나 카드 빚이 있는 금융기관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계좌 자체는 보호되더라도 그 금융기관과 거래가 얽혀 있으면 정리할 일이 늘어납니다. 새마을금고나 우체국처럼 지금 거래가 없는 곳을 고르는 분이 많습니다.
가족 명의 통장은 쓰지 마세요
압류가 걱정돼 배우자나 부모님 통장으로 월급을 받으려는 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법원은 소득과 재산을 숨긴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중에 그 통장 거래내역까지 내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가족에게까지 설명할 일이 생기니 처음부터 본인 명의 계좌로 정리하는 것이 낫습니다.
통장을 옮겼다고 빚이 줄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청서를 준비하는 몇 주 동안 생활이 흔들리지 않게 해 주고, 그 시간에 회생이 맞는지 파산이나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이 맞는지 차분히 고를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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